원로서양화가 이대원씨(75)의 대규모개인전이 25일~11월8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734-8215)에서 열린다.

이씨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 홍익대명예교수 예술원회장
95미술의해조직위원장등 1인3역을 해내며 작가로서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국내화단의 대표작가.

출품작은 "농원" "연못" "나무" 연작50여점.

10~30호짜리에서 100~200호 대작까지 고루 발표한다.

부친때부터 지켜온 경기도파주의 농장풍경을 제재로 한 작품들.

꽃과 나무 연못등 자연의 풍경을 빠른 필치와 생동감넘치는 점과
선으로 표현하는 그의 조형세계는 평범한 듯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독특한 마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화려한 원색의 물결, 불길에 휩싸인듯 타오르는 것같은 화면은 세상의
어둠을 잊게 할 정도.

작의는 매혹적인 삶의 즐거움을 나타내려는 것으로 여겨진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이와 찬미, 그속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관계를 화폭에 담아낸다.

이는 한사람의 예술인으로서 비교적 유복한 삶을 살았던 그의
창작세계를 숨김없이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경복중고교와 경성제대법문학부를 졸업한 뒤 법률가의 길이 아닌
그림을 선택, 한국 서양화단의 거목으로서 독보적인 경지를 이루어낸,
자유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는 또 대부분의 작가들이 구상화를 버리고 미니멀리즘경향의
추상화를 선택했던 50~60년대에도 변함없이 산과 들등 자연을 그리며
독특한 조형언어를 창출해냈다.

프랑스의 평론가 피에르 레스타니는 "이씨의 그림은 단순히 자연을
그리는 차원을 넘어 우주의 심오한 본질을 다루고 있다"며 "그만의
독특한 테마인 우주의 본질속에는 삶의 즐거움이 듬뿍 담겨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전은 특히 갤러리현대가 최근 완공한 신관의 첫전시회이기도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60년대초 이씨가 운영한 반도화랑 직원으로 근무했던 박사장이 옛인연을
소중히 생각, 신축화랑의 첫기획전 작가로 이씨를 초대한 것.

사간동 프랑스문화원 옆에 세워진 갤러리현대신관은 지상4층 지하1층에
4개의 전시실과 기념품매장및 카페테리아를 갖추고 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