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가을바겐세일의 매출호조에 힘입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후
3개월여동안 지속돼온 영업슬럼프를 벗어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10일간의 가을세일에서 롯데가 지난해동기의
1,694억원보다 26.9% 늘어난 2,1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비롯 대다수
백화점이 30%안팎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추동의류와 모피 피혁및 가전 가구 등의 혼수용품이 세일호조를 선도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지역별로는 신촌 영등포상권과 강남 압구정동일대의
백화점들이 타지역점포들을 앞지르는 높은 신장률을 올렸다.

백화점별 실적은 지난8월말 지방점포를 잇달아 개점한 신세계 현대 한화등
3개업체가 8백79억원,7백93억원,2백84억원으로 전년세일대비 42.5%,51.6%및
64.2%의 괄목할만한 신장세를 보였다.

이들 백화점은 신규지방점포를 제외한 실적에서도 7백71억원,6백36억원,
2백 40억원으로 25%와 21.4%및 37.9%의 비교적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촌상권의 그레이스는 이번 세일목표 1백77억원을 10억원이나 웃도는 1백
87억원의 매출로 전년세일대비 35.5%가 늘어났다.

또 영등포지역의 신생백화점인 애경과 경방필은 1백89억원과 1백46억원의
매출로 42.1%와 41.7%의 초고속 신장률을 기록,눈길을 끌었다.

이들 2개업체의 호조는 생식품의 초염가판매를 앞세운 전략이 집객효과를
높인데다 현금구매고객 우대서비스및 대규모 광고판촉활동이 주효했던 것으
로 분석된다.

압구정동 지역상권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 압구정점과 한화갤러리아점중 현
대는 2백46억원의 매출(신장률 27.5%)로 당초목표 2백41억원을 5억원 초과했
으며 갤러리아점은 1백31억원의 실적으로 지난해 신장률 26.4%보다 10%포인
트이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들 2개점포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후 삼풍을 이용했던 강남일대의 고소
득층 고객들을 흡수하며 상대적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는 달리 대치동의 그랜드는 1백87억원의 매출로 신장률이 12%에 머물
렀고 상반기 매출신장률이 30%를 상회했던 미도파상계점은 이번 세일매출이
2백95억원으로 18.2% 신장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미도파 상계점의 부진은 한신코아 건영등 동북부지역 소형백화점들이 이
달초 실시한 조기세일로 수요가 상당부분 분산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세일은 대형백화점들의 경우 상품권이 매출신장을 상당부분 떠받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자사신용카드에 대한 6개월 무이자할부및 추가인하
서비스, 세일기간중 경품제공,초대형신문광고등이 되살아나 업체간의 고객확
보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였던 것도 이번세일의 특징으로 지적됐다.

< 양승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