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오는가] (3) 돈 줄데없는 제2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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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오후 3시 서울명동의 제일투자금융 1층 객장. 직원중 절반이상이
책상에 "섭외중"이란 명패를 남겨놓고 외근중이다.
이 회사 홍성기 금융본부장은 "여신담당 직원들은 대출세일의 특명을
받고아예 출근도 거래처로 한다"고 말했다.
투금사의 수신담당 사원들도 시중금리가 바닥권을 맴돌면서 바빠졌기는
마찬가지.
신한투자금융 법인영업부 성원경차장은 법인이나 기관 예금주를
찾아다니며 "제발 수신금리를 낮춰달라"고 하소연 하는게 하루 일과다.
"시중수신금리는 연11-12%대로 자꾸 내려가는 데 석 달전에 연
13-14%대로 받은 예금을 그대로 둘 경우 예금주들은 종전금리로
자동연장되는 걸로 알지요"
성차장은 그러나 단골 예금주로부터 "금리가 곧 올라갈텐데 왜 내리려고
하느냐"는 항의성 질문을 받기가 일쑤다.
예금주가 수신금리를 낮춰주지 않을 경우 일부 투금사 수신담당
직원들은 "아예 예금을 빼가는 게 도와주는 일"이라고 읍소까지 한다.
수신금리가 연11%를 넘으면 각별한 단골고객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뭉칫돈이라도 예금을 사절한다.
이른바 "선별수신"이다.
동양투자금융 박종국상무는 "단기자금은 몰리는 데 돈을 쓰겠다는
기업은 줄어드니 자금운용하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시중자금이 단기화돼 투금사등의 단기금융상품으로 몰리는 가장
큰 원인은 내년부터 실시될 금융소득 종합과세 때문.
투자금융및 종합금융사의 수신고는 지난 3월 덕산그룹및 충북투자금융
부도사태이후 한동한 감소했었다.
하지만 추석이후 금융소득 종합과세 방침이 오락가락하면서 불안을
느낀 예금주들이 너도나도 만기를 11,12월로 집중시켜돈을 단기금융상품
쪽에 집어넣고 있는 것.
투자금융및 종합금융사의 수신잔액은 지난 11일 현재 54조7천2백68억원
으로 한 달에 1조원 가량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수신증가세를 기업체의 자금수요가 따라가지 못하고
자금공급초과 현상을 빚어 금리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전주대비 투.종금에서 팔린 매출어음(수신)잔액은
5천3백13억원 늘어난데 비해 기업들이 빌려간 어음할인 잔액은
3천3백15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2-3년전만 같아도 여유자금을 받아 주식투자를 하거나 투신사
신용금고등에 예치하는 방법으로 재테크를 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도
아닙니다"
신한투금 정상구 기업금융부장은 "언제 반등세로 돌아설 지도 모르는
금리위험부담 때문에 예금을 무조건 받아 자체보유하기도 힘들다"고
자금운용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금리차를 먹고사는 금융기관의 속성상 투자금융사들이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출세일 전선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출세일의 범위는 신용도가 확실한 10대 대기업에서 30대, 50대
대기업등으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덕산그룹 부도이후 기피대상이었던 일부 중견기업의 발행의
무보증 기업어음(CP)도 없어서 못파는 실정입니다"(동아투금 방종헌
금융부차장).
그렇지만 우량 중견기업을 발굴해 장사를 해보려는 투금사들이 대출세일
작전도 간단치가 않다.
대기업들이 금리인하 추세를 감안, 싼 금리가 아니면 대출받은 것을
정중히사절하듯이 중견기업들도 금리인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에서 형성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간의 대출금리 격차가
3개월전만해도 0.5-1.0% 포인트 였으나 최근에는 0.1-0.2% 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이들 중견기업의 대출은 해당 기업체가 부도날 경우 덕산그룹 부도
때처럼투금사가 고스란히 신용대출금을 물어내야 하는 위험부담이
따른다.
즉 투금사들의 위험부담은 커진 반면 마진은 줄었다는 얘기다.
< 정구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
책상에 "섭외중"이란 명패를 남겨놓고 외근중이다.
이 회사 홍성기 금융본부장은 "여신담당 직원들은 대출세일의 특명을
받고아예 출근도 거래처로 한다"고 말했다.
투금사의 수신담당 사원들도 시중금리가 바닥권을 맴돌면서 바빠졌기는
마찬가지.
신한투자금융 법인영업부 성원경차장은 법인이나 기관 예금주를
찾아다니며 "제발 수신금리를 낮춰달라"고 하소연 하는게 하루 일과다.
"시중수신금리는 연11-12%대로 자꾸 내려가는 데 석 달전에 연
13-14%대로 받은 예금을 그대로 둘 경우 예금주들은 종전금리로
자동연장되는 걸로 알지요"
성차장은 그러나 단골 예금주로부터 "금리가 곧 올라갈텐데 왜 내리려고
하느냐"는 항의성 질문을 받기가 일쑤다.
예금주가 수신금리를 낮춰주지 않을 경우 일부 투금사 수신담당
직원들은 "아예 예금을 빼가는 게 도와주는 일"이라고 읍소까지 한다.
수신금리가 연11%를 넘으면 각별한 단골고객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뭉칫돈이라도 예금을 사절한다.
이른바 "선별수신"이다.
동양투자금융 박종국상무는 "단기자금은 몰리는 데 돈을 쓰겠다는
기업은 줄어드니 자금운용하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시중자금이 단기화돼 투금사등의 단기금융상품으로 몰리는 가장
큰 원인은 내년부터 실시될 금융소득 종합과세 때문.
투자금융및 종합금융사의 수신고는 지난 3월 덕산그룹및 충북투자금융
부도사태이후 한동한 감소했었다.
하지만 추석이후 금융소득 종합과세 방침이 오락가락하면서 불안을
느낀 예금주들이 너도나도 만기를 11,12월로 집중시켜돈을 단기금융상품
쪽에 집어넣고 있는 것.
투자금융및 종합금융사의 수신잔액은 지난 11일 현재 54조7천2백68억원
으로 한 달에 1조원 가량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수신증가세를 기업체의 자금수요가 따라가지 못하고
자금공급초과 현상을 빚어 금리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전주대비 투.종금에서 팔린 매출어음(수신)잔액은
5천3백13억원 늘어난데 비해 기업들이 빌려간 어음할인 잔액은
3천3백15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2-3년전만 같아도 여유자금을 받아 주식투자를 하거나 투신사
신용금고등에 예치하는 방법으로 재테크를 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도
아닙니다"
신한투금 정상구 기업금융부장은 "언제 반등세로 돌아설 지도 모르는
금리위험부담 때문에 예금을 무조건 받아 자체보유하기도 힘들다"고
자금운용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금리차를 먹고사는 금융기관의 속성상 투자금융사들이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출세일 전선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출세일의 범위는 신용도가 확실한 10대 대기업에서 30대, 50대
대기업등으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덕산그룹 부도이후 기피대상이었던 일부 중견기업의 발행의
무보증 기업어음(CP)도 없어서 못파는 실정입니다"(동아투금 방종헌
금융부차장).
그렇지만 우량 중견기업을 발굴해 장사를 해보려는 투금사들이 대출세일
작전도 간단치가 않다.
대기업들이 금리인하 추세를 감안, 싼 금리가 아니면 대출받은 것을
정중히사절하듯이 중견기업들도 금리인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에서 형성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간의 대출금리 격차가
3개월전만해도 0.5-1.0% 포인트 였으나 최근에는 0.1-0.2% 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이들 중견기업의 대출은 해당 기업체가 부도날 경우 덕산그룹 부도
때처럼투금사가 고스란히 신용대출금을 물어내야 하는 위험부담이
따른다.
즉 투금사들의 위험부담은 커진 반면 마진은 줄었다는 얘기다.
< 정구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