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켈 해외영업부에 근무하는 이지훈씨와 이남철 대리는 부서내에서 "실과
바늘"로 통한다.

아침 출근부터 퇴근할 때까지 따로 떨어져 있는 법이 없어서다.

뿐만 아니다.

이대리는 이지훈씨의 거울역할을 한다.

신입사원인 이지훈씨는 선배사원인 이대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그대로
배우며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켈이 올 상반기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빅 브라더"제도를
실시하면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된 풍경이다.

"빅 브라더"제도는 군대의 "사수-부사수"처럼 신입사원들이 회사에 잘
적응하게끔 입사후 6개월간 선배사원이 일대일로 신입사원을 이끌어
주는 것.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신입사원들에겐 첫 직장의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에게 밝고 긍정적인 회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자기 자리를
잡을 때까지 도와주기 위해 빅 브라더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
(강원 기획조정실장)

신입사원들의 "빅 브라더"는 경력 3년차 이상의 대리들 중에서 선발한다.

때로 과장중에서 이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이들은 업무시간이 끝나면 신입사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술자리를
갖기도 한다.

회사에서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매월 십만원씩의 식비를 빅 브라더
1개조에 지급하고 있다.

"사내 동료 선배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해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아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종종 있었다. 빅 브라더 제도로 이같은 이직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송준섭 인사기획과장)

이 제도의 첫 대상자인 상반기 입사사원들의 기대는 자뭇 높다.

이지훈씨는 "업무도 업무지만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말못할 고민들을
선배사원에게 털어 놓을 수 있어 좋다.

회사측의 배려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해외 영업부의 이종섭 대리도 "처음에는 귀찮기도 했지만 내가
신입사원때 겪었던 어려움을 떠 올리며 이제는 동생처럼 잘 대해주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한다.

인켈은 매달 25일 전체 빅 브라더 조원들이 참가하는 "화합의 장"을
만들어 이 제도의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이 회사는 직원들의 호응이 클 경우 앞으로 식비도 인상하고 모임도 더욱
자주 가질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