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난 2년여동안 심혈을 기울여 제작해온 광복50주년 특별기획
"전쟁과 사랑"(정현웅 원작.신호균 연출.김정수 극본)이 18일 밤9시50분
첫방송된다.

"전쟁과 사랑"(매주 수.목 방영)은 1940년대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현대사에서 보통의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질곡의 삶을 통시적
시점에서 조망하는 24부작 휴먼대하드라마.

이 드라마는 우선 MBC가 "여명의 눈동자"(92년) 이후 맘먹고 준비한
역사드라마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역사를 소재로 한 대하극인만큼 카메라가 안방에 머물기보다는
광활한 대지를 찾아나서 안방드라마에 식상함을 느껴온 시청자들에게
모처럼 스케일 큰 화면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드라마가 그동안 찾아간 곳만도 중국, 필리핀, 베트남등 아시아
전역에 이른다.

해외촬영분이 드라마 전체의 1/3에 달할만큼 제작비도 많이 투여했다.

사전제작의 원칙을 충실히 지킨 점도 이 드라마를 주목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주인공은 어렸을적 고향군수가 되는게 꿈이었던 순진한 청년,
김남천(이창훈 분). 유학자금 마련을 위해 일본군에 자원하면서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전쟁속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된다.

전쟁을 소재로 한 수많은 명화가 그렇듯 이 드라마에도 사랑은
어김없이 슬픈 이야기로 등장한다.

처음 배치된 인도네시아에서 남천은 샤므르(샤를린 곤잘레스분)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종전후 전범으로 몰리면서 이룰수
없는 사랑을 남기고 중국으로 탈출한다.

그곳에서 공산주의자로 변신해 열정적이고 귀족적인 여자, 양선옥
(오연수 분)을 만나지만 한국전쟁의 비극을 겪으면서 이별의 아픔을
맛본다.

전쟁중 평생의 여인, 한지연(배종옥 분)을 만나 우여곡절끝에 결혼을
하게되고 2세를 낳지만 그의 삶의 질곡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월남전을
치루면서 2세에게까지 반복된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슬픈 운명은 결국 전쟁의
역사가 남기고 간 치유할수 없는 상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