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5시 서울 동대문구 성동여자실업고등학교(교장 윤정식)
에서는 색다른 공연이 있었다.

2시간 남짓한 공연시간동안 800명이 넘는 재학생과 교직원들이 한데
어울려 폭소과 함성을 쏟게한 주인공은 바로 마당놀이 "토선생전"
(김지일 작 / 손진책 연출).

이날 공연은 LG복지재단(대표 구자경)과 극단미추(대표 손진책)가
지난3월 시작한 "토선생전" 고등학교 순회공연 29번째 무대로 진행됐다.

별다른 무대장치없이 연기자와 관객의 일체감만으로 이어가는 흥겨움이
"토선생전" 순회공연이 갖는 매력.

걸쭉한 입담을 자랑하는 마당극의 대가 윤문식(토선생) 김종엽(별주부)
김성녀(별주부처)씨가 펼치는 즉흥대사와 학생관객의 멋떨어진 추임새가
잘 어우러진 무대였다.

또 짧은 공연시간이지만 취업과 입시경쟁의 압박감을 털어버리고
연기자의 몸짓 하나하나에 폭소와 박수로 호응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교훈과 재미를 고루갖춘 "토선생전"은 성공적인 청소년 공연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었다.

LG복지재단과 극단미추는 지난93년부터 청소년복지활동의 일환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정서함양과 함께 건전한 가치관 정립을 위해
마당놀이 고등학교 무료순회공연을 펼치고있다.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고전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구성한 마당놀이를
통해 교훈과 웃음을 함께 선사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는 것.

"놀부전"으로 지난해까지 서울시내 80여개 학교를 순회한 LG복지재단과
극단미추는 올해부터 "토선생전"으로 레퍼토리를 바꿔 서울뿐아니라
수도권으로 공연지역을 확대했다.

상반기중에 28개교 공연을 마쳤으며 10월31일까지 모두 40개학교
순회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중부권으로 대상지역을 넓혀나갈 방침.

특히 LG복지재단은 공연에 앞서 학교측에 모범선행학생 추천을 의뢰,
10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하는등 장학사업도 벌여 주목을 받고있다.

순회공연과 장학금전달에 소요된 올해 예산은 2억원정도.

LG복지재단은 "전통마당극 공연을 통해 즐거움과 함께 우리전통예술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학업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재충전의 기회를 주기위해
기획한 마당놀이공연이 호응이 날로 확산됨에 따라 앞으로 순회공연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극단미추 역시 극단 본연의 공연활동에 지장이 없지않지만 공연취지에
공감하는만큼 마당놀이를 통한 청소년관객과의 만남을 계속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