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탄 사람이 느끼는 안락감을 정량적으로 측정 할 수 있는 인간
감성평가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음향.진동연구그룹 정완섭박사팀은 최근 자동차 승차
자의인체에 전달되는 진동량을 측정,승차자가 얼마나 안락감을 느끼는지로
바꿔 나타내는 인체 피폭진동 감수특성 평가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전혀 불쾌하지 않다"에서 "매우 불쾌하다"까지 7단계로 안락감
을 표시한다.

인간의 감성인 안락감을 정량화하는 기술개발은 자동차 시트와 타이어는
물론 자동차 내부설계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소비자보다는 기업의 생산성 제고 차원에서 자동차를 설계 제조하던 기존
의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인간중심의 자동차를 만들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신체부위에 따라 같은 진동량이라도 느끼는 안락감은 차이가 날수 있다.

물론 진동량과 안락감은 정비례 하지도 않는다.

진동주파수에 따라 진동에 민감한 신체부위도 달라 단순히 전체의 진동량
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설계를 하는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각신체부위에서 실제로 느껴지는 안락감을 토대로 설계하는 것이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설계방법이 된다.

실제로 독일을 선두로 유럽의 주요 자동차 선진국들은 90년대 들어 진동에
대한 인간감성평가기술을 자동차 설계에 활용해오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에서
도 이같은 설계방법이 차츰 적용되고 있다.

정박사가 개발한 장치는 발 엉덩이 등등 사람이 앉았을때 진동이 전달되는
3부위별로 진동량을 측정한다.

이를 영국 음향진동연구소(ISVR)의 감성량자료를 활용한 자체개발 SW를
통해 안락감으로 표시한다.

ISVR는 25년간의 실험을 통해 진동에 대해 신체부위별로 사람이 평균적으
로 느끼는 안락감을 수치화했다.

이자료는 영국의 국가규격인 BS코드로 활용되고 있을정도로 신뢰성이 확보
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인과 한국인의 신체구조가 다를수 있기때문에 영국인에게 적용된 실
험자료를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하는게 무리인 것은 사실입니다" 정박사는 진
정한 한국형 감성평가기술이 개발되려면 우리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진동 등
인체가 받는 각종 물리량을 인간감성량으로 바꾸는 실험을 해야 한다며 그러
나 이번 기술개발이 국내 인간감성평가기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확보한 기술은 자동차의 승차감을 좋게 하는 연구에 활용할 수 있
을 뿐아니라 초음속으로 날라가는 비행기나 험한길을 가는 탱크등 진동이
많이 발생하는 각종 수송차량을 효율적으로 설계하는데도 쓰일 수 있을것으
로 기대된다.

정박사팀은 이번에 개발한 장치를 연내에 국내 차량제조회사는 물론 차량
용의자공급업체및 타이어메이커등에 소개하는 한편 이장치를 인체관련 진동
에 대한 기본연구장비로 공동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진동이 어느방향으로부터 전달되느냐에 따라 안락감이 달라진다
는 사실에 착안,이를 감안한 기술을 개발하는등 이번에 개발한 장치를 지속
적으로 개선해나가기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