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대 기업 생존을 위한 키워드는 개혁이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즈가 LG전자의 경영혁신 작업을 심층적으로 분석, "LG전자가
한동안의 위기를 딛고 한국을 대표하는 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났다"고
보도해 관심을 끈다.

이 신문은 25일자 경영페이지에 LG전자 이헌조회장과 구자홍(영어명
존 구)사장의 캐리커처를 곁들인 특집 기사를 통해 "빈대(경영상의
걸림돌)를 잡으려면 초가 삼간(기존 경영체제) 전체를 불태울 수도 있어야
한다"는 이회장의 말을 인용,이 회사가 최근 경영혁신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지는 "미래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개혁열차"란 제목의
이 기사에서 "LG전자는 한국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중시해온 시장셰어등
외형중심의 경영관행을 과감하게 떨쳐내고 수익중심으로의 경영혁신에
앞장서 온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그 예로 이 회사가 적자부문이었던 카메라사업부를 지난 93년
현대전자에 매각한 점을 들면서 "LG는 그대신 미국 가전업계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제니스사를 인수하는등 주력사업을 고도화하는 선진적인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기업으로서는 드물게 강성 노조를 성공적으로 설득해 전체
종업원의 20%를 아무런 잡음없이 감축하는등 경영상의 군살을 빼는 대수술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지는 그 "비결"로 LG 경영진이 한국 대기업으로는 파격적으로
노조측에 회사 재무자료를 공개하는가 하면 중요 경영의사 결정을 할 때마다
노조측의 자문을 구하는등 "열린 경영"을 실천한 데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식 경영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상의하달식의 수직적
조직체제를 과감하게 개혁, 팀제 등을 통한 수평적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앞장섰다고 소개했다.

그 결과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등 각 부서간 의사소통이 빨라져 세계
최초로 더블데크 방식의 VTR를 개발했는가 하면 미 제니스사인수 결정도
빠른 기간내에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지는 LG전자가 라이벌인 삼성전자에 비해 매출 순익구조 등에서
뒤쳐지고 있으나 계획대로 내년이후 비상장계열사인 LG반도체와
LG정보통신을 합병할 경우 "삼성전자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전기 등에
버금가는 거대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