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3개 은행들이 25일부터 일제히 국공채 창구판매에 들어갔다.

이날 각 은행창구에는 국공채금리와 환매기간등에 대한 문의가
잇달았으나 실제 판매량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외환은행등 국공채판매에 힘을 쏟은 일부 은행에선 보유물량의
80%이상이 판매 첫날에 팔려나가는등 대조를 보였다.

이날 은행들은 3백92일만기 통안증권의 판매수익률을 연12.40~12.55%로
고시했다.

하나은행이 연12.5 5%로 가장 높았으며 주택은행과 조흥은행이 각각
연12.4 0%로 낮았다.

이밖에 양곡증권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국채관리기금채권등도 만기에
따라 연10.6~연12.5%로 고시됐다.

은행마다 약간 차이는 있으나 대략 <>1년만기 연12.50%안팎 <>3년만기
연12.4 0%안팎 <>5년만기 연11.6%안팎 <>7년만기 연11.40%안팎 <>10년
만기 연10.6%안팎 수준이었다.

은행관계자들은 국공채창구판매 첫날인 이날 고객들의 문의는 많았으나
실제 판매량을 그리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고객들이 창구판매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데다 <>증권사의
국공채판매금리가 은행보다 다소 높았으며 <>은행들이 다른 예금에서의
자금이탈을 우려,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은 탓에 판매량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공채창구판매에 힘을 쏟은 외환은행은 보유물량 총 5백22억원
어치중 4백여억원어치가 팔려 나가는 호조를 보였다.

외환은행관계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대비,5년만기채가 매진되는등
장기채가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관계자들도 앞으로 은행국공채판매사실이 알려지면 판매가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들이 은행창구에서 살수있는 국공채한도는 거래 1건당 1천만원
이상이고 1백만원단위로 추가 구입할수 있다.

구입한 국공채를 은행에 되팔려면 구입일로부터 최소 30일이 지나야
한다.

환매단위는 1백만원이다.

<>.국공채창구판매를 계기로 은행들의 한심한 금리예측능력이 그대로
노출.

은행들은 수익률을 정하는데 다른 은행과 증권사동향을 살피느라
눈치작전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

많은 은행은 아예 증권사에서 제시하는 수익률을 본뒤 수익률을 정하려고
영업시간이 다돼서야 수익률을 결정.

한 은행관계자는 "증권사들의 호가수익률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커닝
사실을 시인하고 영업시간 한참 지나서야 수익률을 입력시키기도.

외환 기업 조흥 하나은행들을 제외한 은행들은 장기국공채를 샀으면서도
수익률장기전망에 자신이 없는지 판매수익률도 아예 정하지 않고 판매를
유보하는 양상.

<>.은행들에는 고객들의 전화문의만 분주할뿐 실제 거래 체결은 부진.

활발한 판매전략을 펼친 외환은행만이 업무개시하루만에 보유물량
5백22억원어치중 4백억원어치에 육박하는 국공채권을 파는 실력을 과시.

한편 은행들은 정부에 국공채창구판매업무허용을 요구하는데는 목청을
돋웠으면서도 정작 판매가 시작되자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지 않은
은행이 대부분.

관계자들도 판매수익률이 증권사보다 낮아 인기가 없을 것이라며 지레
위축된 태도.

은행권자금이 채권으로 이탈할 수있다는 우려도 이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조성하는데 한몫.

<>.금융관계자들은 고객과 은행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점차 판매가 활기를
띨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

1년짜리는 수익률면에서도 금리가 높은 편이고 은행들도 적극적인 판매
태도를 보이고 있고 5년짜리는 금융소득종합과세와 관련해서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전망.

소극적이던 은행들도 점차 금리설정에 자신감을 가지면서 활발한 판매에
나서리라는 것.

점포가 많은 은행에서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면 수요개발에는 문제가
없으리라는게 대체적인 의견.

< 하영춘.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