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도, 서류도 필요없는 은행''

최근 선진국 은행들이 생존의 한 방법으로 찾아낸 미래의 은행모습이다.

홈뱅킹 펌뱅킹 폰뱅킹을 결합, 은행에 가지 않고도 모든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은행만이 살아남을수 있다는 것이다.

완벽한 ''다이렉트뱅킹''을 도입한 대표적인 은행이 영국의 ''퍼스트
다이렉트은행''이다.

이 은행은 우리식의 영업점이 하나도 없다. CD나 ATM등으로 구성된
무인점포도 갖고 있지 않다.

고객들은 모든 업무를 컴퓨터와 전화로 처리한다. 서류나 어음 현찰등을
전달할 경우엔 우편을 이용하거나 직원이 직접 배달을 나간다.

30분 걸릴일이 3분이면 끝난다. 하루 24시간 일년 열두달 아무때나
은행을 이용할 수 있다.

은행으로선 500개의 점포가 필요한 경우라도 각종 첨단시설을 갖춘 건물
1동이면 족하다. 고객은 편리해서 좋고 은행은 경비가 덜 들어서 좋다.

이 은행을 본떠 영국의 바클레이즈 냇웨스트 TSB은행등도 ''무점포은행''을
만들었다.

지난달에는 브라질에서도 유니코은행이 같은 성격의 ''방코1''이란 은행을
만들어 영업을 시작했다.

여성들이 외출을 꺼리는 중동국가와 넓은 땅을 가진 호주와 캐나다에서도
이런 은행이 올해안에 출현할 전망이다.

무점포은행이 가능하기 위해선 각종 첨단 자동화기기가 필수적이다.

컴퓨터통신망은 물론 관련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돼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의 은행''이 아닌 원시적인 ''과거의 은행''으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우리의 현실로선 아직 ''먼나라 이야기''다. 그러나 고객들의 기호가
바뀌고 있는 한 이런 은행의 출현도 더 이상 공상만은 아니다.

공상을 현실화하느냐는 각 금융기관들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현실화의
수단은 첨단 자동화기기임이 분명하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