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삼성그룹회장이 19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으로 호남과 영남지역의
주요 사업장을 둘러보는 ''현장경영''에 나섰다.

이회장은 현장방문 첫날 백색가전 중심지인 광주공장과 사천의 항공공장을
시찰한데 이어 거제 조선소와 창원중장비 공장(20일) 가천의 전관공장과
울산의 정밀화학공장(21일) 구미 전자통신1공장(22일)등을 차례로 둘러볼
예정.

이회장의 이번 지방순시는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신경영''의 이념이 지방
하부조직까지 확산됐는지를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

이회장은 이날 첫번째 방문지인 광주냉장고 공장에서 라인을 시찰한 후
임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자리에서 ''각 지방사업장이 단위별로 경쟁력
있는 제품생산기지가 되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이회장은 취임이후 최초의 영/호남사업장 순시라는 점에서 방문대상이 된
각 사업장은 일제히 비상이 걸린 상태.

특히 이회장의 방문예정지는 전자 중공업 화학등의 사업장을 망라하고
있어 각 소그룹장과 계열사사장단은 방문일정에 맞춰 일제히 사업장 현황을
점검하고 각 사업장에서 회장을 맞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

반면 김광호전자부회장은 첫날 이건희회장을 수행해 광주공장에 도착한데
이어 이회장의 지방사업장 순시일정이 끝나는 22일까지 계속 수행할 예정.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지방순시가 이회장의 평소 스타일로 미루어
이병철선대대회장 당시의 지방사업장 순시 분위기와는 상당히 다를 것으로
전망.

거의 매년 지방사업장을 방문했던 선대회장 시절에는 해당 공장 간부들이
''예상질문서와 답변서''를 미리 작성할 정도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이회장은 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주력할 계획이라는 것.

한편 이회장은 광주까지는 항공기를 이용하고 그외 지역은 헬기로
이동한다는게 그룹측의 설명

<이의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