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잘 차려 입지는 않습니다. 평소에는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옷을
입다가 가끔 마음 내킬때는 한껏 멋을 내죠"

제일기획 "오렌지"레코드의 음반 프로듀서이자 가수이기도 한 전기현씨
(27)는 패션모델까지 겸하고 있어 남다른 의상감각을 자랑한다.

"프리랜서"의 올여름의상 캐털로그에 이어 "이신우 옴므"의 94.95 가을겨울
캐털로그에서도 그의 모습을 볼수 있다.

"유학가기 전만 해도 이렇게 "튀는" 차림은 아니었어요. 파리에서 패션을
공부하는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지금의 취향이 굳어졌죠. 함께 쇼핑
하면서 패션상식과 감각을 배웠어요"

그는 상당히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이다.

중앙대건축학과를 마치고 프랑스 파리 제7대학 영화방송학과에서 공부하고
귀국해 지금의 회사에 들어왔다.

음악 또한 삶의 중요한 부분이었기에 주저없이 택했다고.

국민학교때부터 누나들 어깨너머로 피아노를 배우고 고교시절에는 그룹
사운드에서 활동, 대학때는 명동 종로등지의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삼아
노래를 불렀다.

제일기획이 94~95년에 낸 샹송앨범 두장에 그의 노래가 각각 한곡씩 들어
있고, 내년 출반을 목표로 가요독집을 준비중이다.

"한 시즌 입고 말거나 아주 특이한 옷은 사지 않아요. 나름대로의 원칙안
에서 실용주의자거든요. 구입할 때는 소재 재단등 여러가지를 꼼꼼하게
살피고 산 뒤에는 한가지 옷을 상당히 오랫동안 입죠"

즐기는 차림은 니트스웨터와 진바지, 좋아하는 색은 흰색 검정 회색등
무채색 계열이다.

브랜드는 프랑스의 "에 부(Et Vous)" "로프트(Loft)", 우리나라의 "이신우
옴므" "돔"을 자주 입는다.

여름에는 "체루티1881", 겨울에는 "쉐비뇽"으로 향수를 바꿔가며 쓰는
감각파.

하지만 액세서리는 시계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남성복은 너무 정형에 얽매여 섬세한 선을 살리지 못하고
있어요. 개별 브랜드의 고유한 색깔도 부족하구요"

패션을 더이상 사치로 치부하지 말고, 보다 섬세한 관심을 갖는다면 생활의
즐거움 하나가 늘어나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조정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