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의 보험중개업체 에이온의 최고경영자(CEO) 패트릭 G
라이언(58)은 노스웨스턴대 미식축구선수 출신이다.

사람들은 그에게서 항상 힘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는 이 힘을 사업에 쏟아부어 실패를 모르고 성공했다.

라이언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26세이던 지난 64년.

아버지가 운영하는 포드자동차 대리점 모서리에 조그만 사무실을 차려놓고
자동차 딜러들을 통해 신용보험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비록 보잘것 없었지만 라이언은 처음부터 남과 다르다는 말을
들었다.

사원들을 철저히 교육시킨뒤 깔끔하게 차려입혀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구멍가게 사장''에 불과했다.

76년에 보험중개업체 이스마크를 인수, 사업 발판을 넓히긴 했으나
괄목할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가 미국 보험중개업계의 저명인사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82년 콤바인드
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부터.

콤바인드는 당시 보험중개업계에서는 알아주는 기업이었고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 W 클레멘트 정도는 아니었다.

라이언은 콤바인드 인수에 사실상 승부수를 던졌다.

인수조건으로 최고경영자 자리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놀랍게도 콤바인드의 이사들은 이 조건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라이언이 콤바인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

하지만 회장겸 최고경영자인 스톤이 강력히 거부, 진통을 겪기도 했다.

스톤은 결국 최고경영자 자리를 라이언에게 물려주고 회장직만 고수했다.

스톤으로서는 자신의 경영일선 은퇴를 수용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일단 라이언이 최고경영자로 오른 뒤 두 사람은 쉽게 친해졌다.

최고경영자 라이언의 사업의욕과 깔끔한 일처리를 스톤회장이 인정하게
됐기 때문이다.

언제부턴지 스톤회장은 라이언을 ''우리의 위대하고 위대한 최고경영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회사명 콤바인드는 라이언이 인수한뒤 에이온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에이온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10년간 연평균 14.7%의 매출액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인수직전인 81년 8억2,000만달러이던 매출은 94년엔 5배인 42억달러로
커졌고 이 기간중 이익은 1억달러에서 3억6,000만달러로 늘었다.

라이언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콤바인드를 인수한 후 13년간 10개의 기업을 사들여 에이온에 합병시켰다.

그는 회사를 인수.합병한 뒤에는 중복업무를 통폐합하고 인력을 대폭
줄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콤바인드를 인수한 뒤에도 실적이 부진한 사원을 중심으로 12%를 감원했다.

라이언은 분명 잔인한 최고경영자이다.

하지만 그는 자선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사업에서 번 돈을 불쌍한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

둘째아들이 운영하는 자선사업체에 많은 돈을 헌납하고 있는 것.

둘째아들은 뇌성마비환자이다.

아들에 대한 연민을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제 기업인 라이언에게 남은 마지막 과제는 마쉬&맥레넌을 제치고
에이온을 미국 최대의 보험중개업체로 키워놓는 일이다.

문제가 있다면 환갑을 2년 앞둔 그의 나이일 뿐이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