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컴퓨터관련업계및 사용자들 사이에 논쟁이 한창이다.

미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장미빛 공약인 "윈도즈95"에 대한 기능및
성능논쟁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세계에 보급된 PC의 운영체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도스및 윈도즈의 전통적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윈도즈95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윈도즈95가 앞으로 정보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또 관련업체와 사용자들에게 지속적인 기술지원및 고객서비스를 제공해
멀티미디어 사회구현을 앞당기는 일꾼이 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IBM과 애플컴퓨터는 윈도즈95가 자신들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쉬운 컴퓨터" "강력한 컴퓨터"라는 정책을 모방한 짜집기라고 공개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다.

여기에다 양사는 파워PC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하는 연합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컴퓨터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컴퓨터는 다른 산업분야와는 다른 독특한
전통을 만들어냈다.

자동차 가전등 일반적인 산업분야에서는 타사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을
놓고 공개적으로 왈가왈부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그것이 동종업계에 있는 기업간에 지켜야 할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퓨터 업계에서는 모든 것에 대해 공개적인 토론에 붙이고
논쟁을 벌인다.

컴퓨터 사용자들만큼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는 소비자들도 드물다.

일반 소비자들은 오로지 자신의 선택권을 그 제품의 구매여부를
결정하는데만 행사한다.

그러나 컴퓨터 소비자들은 제품의 현재 기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지적은
물론 발전방향에 대해서까지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다.

또 PC통신망등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사용자 단체는 물론 제조업체들에
전달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같은 "사이버 폴리틱스"의 전통은 컴퓨터가 기본적으로 갖는 개방성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 10여년간 컴퓨터 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정보화라는 사회적 흐름뿐만 아니라 컴퓨터가 갖고 있는 역동적인
민주주의의 전통에 힘입은 바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