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부실여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은행감독원은 16일 발표한 "95년 상반기 일반은행 부실여신현황"에서
6월말현재 은행 부실여신(회수의문과 추정손실)은 2조7천3백28억원으로
올들어 8천75억원(41.9%)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은행들의 총여신(2백28조6천6백억원)대비 부실여신비율은
1.2%로 작년말(0.9%)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은행부실여신은 지난해 6월말 3조7백29억원을 기록했으나 연말에는
1조9천2백53억원으로 작년 하반기에는 1조원이상 줄어들었었다.

은감원은 감소추세를 보이던 은행 부실여신이 상반기중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을 두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중견기업과 지방 건설업체들의 잇단부도다.

지난 2월 덕산그룹이 무너진데 이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던
삼도물산 고려시멘트등 중견그룹들의 부도가 중소기업들의 연쇄부도로
이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올들어 가장 큰 규모의 부도를 냈던 덕산그룹과 거래가 많았던
광주은행과 충북은행이 지방은행중에서 가장 높은 부실여신비율을
보이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

지방의 건설업체들이 대거 부도를 일으킨 것도 은행들의 부실여신을
대폭 늘려 놓은 것으로 지적된다.

두번째 원인은 작년 10월 산업합리화 지정업체등에 대한 자산건전성
분류결과 산업합리화지정업체에 대한 여신중 일부가 부실여신으로
재분류됐기 때문이다.

은감원은 산업합리와업체중 삼익주택(2천1백79억원) 진흥기업
(9백96억원)등의 여신중 3천7백22억원이 부실여신으로 재분류되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에 부실여신으로 재분류된 산업합리화 지정업체에 대한
여신(3천7백22억원)을 빼면 실제 부실여신 증가율은 22.6%(4천3백53억원)에
불과하다는게 은감원의 계산이다.

국민은행을 포함한 15개 시중은행중에서 가장 많은 부실여신을 갖고
있는 은행은 서울은행.부실여신규모가 5천94억원으로 총여신중 부실여신
비율이 2.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여신규모가 두번째로 많은 은행은 제일은행으로 올들어 1백18%
증가한 4천7백94억원을 기록했다.

부실여신비율도 1.9%로 서울은행에 이어 두번째를 나타냈다.

5대 시중은행중에선 상업은행의 부실여신비율이 0.8%로 가장 낮았다.

후발은행중에선 하나은행의 부실여신규모(57억원)가 가장 작았지만
이 은행은 올들어 시중은행중 가장 높은 부실여신 증가율(1백47%)기록
이란 불명예를 안게됐다.

올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국민은행은 전 은행중에서 유일하게
부실여신이 감소했고 외환은행도 부실여신증가율이 1.1%(27억원)에
그치는등 부실여신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지방은행중 부실여신이 가장 많은 은행은 부산은행(6백88억원)이나
부실여신비율이 가장 높은 은행은 충북은행(2.0%)으로 나타났다.

덕산그룹 부도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광주은행은 올들어 부실여신이
모든 은행중에서 가장 큰 폭(1백62%)으로 증가, 부실여신규모(4백78억원)
와 부실여신비율(1.7%)이 두번째로 높았다.

< 육동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