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위성은 과연 목표지점인 지구상공 3만6천km, 동경 1백16도의 정지
궤도(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상공)에 안착할 수 있을까.

무궁화위성은 지난 3일 오후 8시15분 미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발사장
을 떠난지 1주일이 경과됐지만 제궤도를 찾지 못한채 엉뚱한 궤도를 회전
하고 있다.

이에따라 목표 정지궤도상에 도달할 수있는 시간도 당초 보름정도에서
1달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도달하더라도 수명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무궁화위성이 실시할 방송과 통신서비스 제공도 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무궁화위성은 10일 오후 9시21분께 14번째 원지점에 도달하는 시기에 정지
궤도진입을 위한 1차 원형궤도진입을 시도하기위해 AKM(원지점모터)을 점화
키로 했다고 한국통신측은 이날 밝혔다.

이때 불가능하면 11일 오전 5시54분 재차 시도할 계획이다.

이번 1차원형궤도 진입시도는 3차례나 연기된 것이다.

당초 목표보다 6천3백51Km 낮은 타원형의 천이궤도에서 원형궤도로 진입을
시도하는 것이 이처럼 계속 연기되는 것은 정확한 데이터의 축적이 안돼서
였다.

돌발적인 상황이 무궁화위성의 전도를 불투명하게 만든 셈이다.

원형궤도(또는 정지궤도)를 진입하기 위해 AKM을 점화하는 단계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위성발사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로 꼽힌다.

위성은 천이궤도를 돌때 약20도각도로 기울어진진 회전을 하면서 궤도비행
을 한다.

AKM이 점화되면 기울어진 위성의 각도가 0도에 가깝게 (오차한계 0.5도)
바꾸어지면서(방향전환) 동시에 힘(가속)이 붙게돼 원형궤도로 진입하는
것이다.

AKM은 한번 점화하면 고체연료로켓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마지막이 된다.

이때 각도가 약간이라도 오차가 생기면 위성은 영원히 우주미아가 되고
만다.

최근에도 이러한 사례가 2차례나 발생되기도 했다.

무궁화위성은 이러한 단계를 무사히 넘기면 일단 원형궤도를 돌면서 태양
전지판을 펼치고 안테나의 지구지향을 한다.

또 모자라는 6천3백51km의 거리를 복구하면서 지상 3만6천 의 정지궤도진입
을 시도하게 된다.

정지궤도 진입방법과 시기는 누구도 장담할 수없는 실정이다.

현재로서 고도차이가 많아 수직으로 상승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점차 고도를 높이는 방법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고도상승에는 위성이 정지궤도상 도달했을 때 자세및 위치제어를 위한
추력기(16개로 액체수소연료)를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때문에 위성은 수명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

무궁화위성은 액체수소연료를 10년6개월분인 1백87.5kg을 싣고 있다.

위성수명은 연료사용의 양에 따라 판명될 것으로 보이며 최소한 4~5년분의
연료를 쓰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후 위성은 동경1백16도의 목표지점을 향한 표류과정을 밟게
되고 목표에 도달한뒤 3~4개월간의 자세제어등을 거쳐 당초 연말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정은 현재로서는 아주 불투명하다.

< 윤진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