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그립 화장솔 거울 머리핀.

은성디벨럽멘트의 서정주사장(33)은 얼핏 보기에 남자로서는 만들기 힘들
것같은 이런 여성용 소품들을 개발해서 세계시장에서 히트를 친 사람이다.

지난92년 7백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3년이 채안돼 올해 매출 50억원
의 기업가로 급성장했다.

그가 만든 속눈썹그립 화장솔등은 미국 프랑스 일본 필리핀에서 중동의
오만 터키까지 전세계 1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화장거울 화장스펀지 손톱다듬기 기름종이등
품목만해도 25가지에 이르며 디자인별로 나누면 수백가지가 넘는다.

이런 작은 제품들이 수출될때는 컨테이너 단위로 선적될 정도로 많이
팔린다.

원래 서사장은 무역회사에 근무하다 잡화용품을 만들어 백화점에 판매하는
친구와 동업을 하게 됐다.

생각지도않게 기업가가 된 그가 만든 첫작품이 화장후 속눈썹을 가지런히
정돈해 주는 속눈썹그립이다.

7개월 동안 시험 제작한 끝에 매끈한 플라스틱 몸체에 사용감이 좋은
실리콘 그립을 끼운 새로운 모양의 속눈썹그립을 만들어냈다.

기존제품에 비해 편리한 구조와 디자인으로 이제품은 발매되자마자 폭발적
인 인기를 끌었다.

첫해에 50만개가 팔려 나갔고 올해는 전세계에 2백만개가 팔릴 전망이다.

이제품은 국내 의장등록과 실용신안특허를 획득했고 미국특허도 땄다.

요즘에는 동남아에서 모조제품까지 나올 정도로 가장 잘팔리는 속눈썹그립
이 됐다.

속눈썹그립이 히트를 치면서 잇따라 화장솔세트 화장거울 분첩 스펀지등을
개발했고 만드는 제품마다 날개돋친듯이 팔렸다.

서사장은 창업이래 계속 한번의 역경도 없이 승승장구했다.

이런 성공에는 남의 제품을 베끼기보다 처음부터 고급 신제품을 자체 개발
하고 소량 다품종인 화장잡화의 특성에 맞게 생산시설을 잘 갖춰놓고 시작한
사업전략이 주효했다.

또 단가가 낮은 제품이지만 여성들의 화장용품인 만큼 제품의 기능적인
측면뿐아니라 심미적인 디자인 포장 가공에도 신경을 썼다.

원가가 너무 높아진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국산제품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투명PP포장에 수작업으로 속 포장을 정성스럽게 했다.

때문에 숫자로볼때 엄청난 양의 수출물량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클레임을
먹지 않았다.

금형 역시 최고급으로 제작해서 지금까지 2백만개를 넘게 찍었는데도 제품
표면이 미려하게 나올 정도이다.

유통전략도 적절하게 구사했다.

같은 품목이라도 백화점과 슈퍼 편의점등 유통라인에 따라서 브랜드와
디자인을 차별화해 중복판매에 따른 상품성 저하를 방지했다.

서사장은 화장잡화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 하반기부터는
프랑스 스타일의 천으로 만든 헤어핀 사업을 대대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기존공장외에 경기도 광명에 연간 1백만개를 생산할수 있는 생산
설비를 갖추고 하반기부터 3백여가지의 제품을 시판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일 헤어핀은 고급원단에 프랑스의 최신 유행 디자인으로 만들어
유명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유럽과 일본 미국 지역에 수출할 예정이다.

또 그동안은 무역할 시간에 제품 개발을 하자고 생각해 해외에이전트를
통해 수출했으나 내년부터는 직접 현지시장 영업에 나설 구상이다.

한여름에 3백가지나 되는 헤어핀의 디자인과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서사장
은 이미 "매출 1백억원이후 새로 시작할 사업 구상에도 착수했다"며 자신감
을 보이고 있다.

< 고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