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의 노사관계를 살펴보면 여건변화에 대응, 변신을 거듭해온 사실
을 알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정보화와 국제화에 따른 무한경쟁상황에서
노조도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내놓고 있죠"

"세계각국의 노사관계"(세경사간)를 펴낸 김황조교수(연세대.경영학)는
노사 모두가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여러가지 어려움을 만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양측 모두가 몰락할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책은 노사관계의 국제비교를 통해 한국노사관계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한 연구서.미국을 비롯 영국 호주 독일 스웨덴 일본 소련
유고슬라비아및 한국의 노사관계를 역사적 배경에서 출발, 단체교섭상황,
노조의 변화움직임에 이르기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종신고용을 지향했던 일본기업에서 노조가 먼저 직능급제의 도입을 요구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노조가 환경보건운동에까지 참여하고
있죠"

노조가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살아나야함을
인식함에 따라 노사관계도 급변하고 있다는 것.

"노사관계는 그나라의 문화적인 배경과 역사성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특수성이 있는 셈이지요. 그러나 그중에서 일반적
이고 보편적인 부분을 찾아보기 위해 책을 쓰게 됐습니다"

그는 이 작업을 통해 노동조합이 사용자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해야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맺을수 있다는 사실을 찾을수 있었다고 밝혔다.

"스웨덴의 경우 노.사.정체제가 가장 잘 구축되어 있는 걸로 유명합니다.
일본이나 독일도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이러한 나라들의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민주적인 노사관계이지요. 정부도 적극적인 노동정책을 펼쳐 가고요.
미국에서는 최근 경영혁신붐이 이는데 따라 노조도 혁신바람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김교수는 노사관계를 단계별로 보면 전제적인 노사관계에서 가부장적인
온정적 노사관계, 완화적 노사관계, 민주적인 노사관계로 발전한다고 설명
한다.

한국의 경우 완화적 노사관계에서 민주주의 노사관계로 발전하는 단계에
있다는 것.

"87년이후 우리 노사관계는 양적 질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정부나
사용자, 노조 모두 많은 경험을 쌓아왔지요. 노동조합의 성격도 정치지향
에서 실리위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노사관계는 낙관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는 특히 한국경제신문이 전개하고 있는 노사화합켐페인이 노사관계를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매사추세츠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국노사관계학회회장을 맡고 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