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어요. 색상도 어떤 옷에나 매치시키기 쉬운 단색을 즐기죠. 레이스가
많고 화려하면 상대를 산란하게 만들어 대화를 방해하기 때문에 피하죠"
신경정신과전문의 이나미씨(34)가 가장 즐겨입는 옷은 단순하고 깔끔한
샤넬풍의 수트. 색상도 감색 흰색 갈색 베이지색등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면서 환한 것을 고른다.
비교적 고소득층에 속하는 의사이지만 면허증은 장롱에 넣어두고 버스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기 때문에 너무 길거나 짧지 않은 길이를 택한다.
스카프나 액세서리도 사절. 보통 목걸이나 반지도 없이 시계하나만 차고
다닌다.
그의 패션원칙은 한마디로 "실용제일주의". 하지만 다른 사람의
옷차림에 대해서는 활짝 열린 태도를 갖고 있다.
타인의 옷차림은 꽃무늬블라우스에 체크스커트를 입는 언밸런스만
아니면 모두 받아들이는 편.
"윗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세대만 해도 20대를 너무 억눌린 상태로
보냈어요. 지금의 20대에게는 원하는대로 마음껏 꾸며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상담실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 옷차림과 심리상태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우울증이 있는 경우 20대의 젊은 아가씨인데도 옷차림에 신경쓰지 않고
어둡죠. 그럴때면 좀더 발랄하고 싱싱하게 꾸며보라고 충고합니다"
그는 85년 서울대의대를 졸업,서울대병원,을지병원,용인병원에서 수련을
쌓고 현재 서울양재동에서 개업중이다.
"여자의 허물벗기""때론 나도 미치고 싶다""에로스 타나토스"라는
수필집도 낸 맹렬여성.
평소 생활이 분주한만큼 여가시간에는 혼자 책이나 영화를 보거나 남편,
두아들(유치원.국민학교3학년)과 함께 차분하게 지낸다.
최근에 본 인상깊은 영화는 "비포 더 레인". 보스니아내전을 배경으로
인간의 파괴본능을 다룬 내용이 흥미로웠다고.
"예전에는 남자는 알콜중독,여자는 신경증 환자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조금씩 역전되고 있습니다. 30대 남자직장인 상담자가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죠. 극도로 경쟁적이고 불안을 조장하는 우리 사회가 원인인
듯합니다"
이같은 현상을 대하는 때문일까,현재 남성심리에 관한 분석서를
준비중이다.
< 조정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