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하고있는 차세대 무선통신인 PCS(개인휴대통신)의 사업자선정에
앞서 국가적 차원의 기술표준제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9일 관련기관및업계에 따르면 PCS의 사업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제각각으로 기술표준을 들고 나오고 있어 서비스가 이뤄질 98년이후
단말기의 호환성문제등과 중복투자로 인한 심각한 국가적 낭비가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PCS사업은 현재 한국통신 한국이동통신 데이콤 신세기통신등 기존
통신사업자를 비롯 삼성 현대 LG 대우 한화 쌍용 동양 코오롱 한솔등
통신시장참여를 서두르는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최대의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각 기업들은 PCS의 기술표준을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와
TDMA(시분할다중접속)방식등 형편에 따라 중구난방으로 설정,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PCS분야에서 다수의 사업자가 선정될 경우 자칫 "국가표준의
이중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동통신 신세기통신등은 CDMA방식의 셀룰러 휴대폰을 개발,내년중
상용화에 나설 예정인데 이방식을 PCS사업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통신은 TDMA계열의 "PCS-1900"을 우선 기술표준으로 설정,기본설계및
장비개발을 추진중이다.
CDMA방식의 기술개발은 98년이후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데이콤도 지난3월 TDMA방식을 기술규격으로 채택키로 했다가 최근 CDMA방식
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놓고 기술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몇몇 대기업도 기술도입을 고려해 TDMA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업계의 움직임이 엇갈리고있는데도 정부는 현재 PCS기술표준에
대한 방침설정을 유보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정보통신부가 PCS의 기술표준에 대해 단일 국가표준을 정하지
않고 업계의 자율에 맡기는 개방정책을 생각하고 있을지모른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92년 정부가 이동전화의 기술표준제정을 놓고 논란속에
TDMA를 제치고 CDMA를 국가적 표준으로 정했던 전례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CDMA방식에 의한 이동전화기술은 국가표준설정후 전자통신연구소 한국
이동통신 한국통신등 통신사업자,LG 삼성 현대 맥슨등 제조업체들이 참여,
5천억원에 이르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범국가적으로 개발이 추진돼왔다.
CDMA기술은 상용시스템이 최근 개발되고 핵심기술도 확보했다.
내년초에는 이 기술로 이동전화의 상용서비스시대가 열리게 된다.
PCS기술표준이 설정되지 않는 것에 대해 업계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신규로 이분야에 진출을 원하는 특정사업자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분석이다.
TDMA방식의 기술은 유럽등에서 이미 상용화돼 있어 기술도입등을 통해
사업진출이 어렵지 않게 이뤄질 수있는 것으로 업계는 지적한다.
반면 CDMA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국가표준을 정하고 기술개발을
추진해올 만큼 미개척의 신기술분야로 꼽힌다.
신규사업자들은 CDMA기술이 도전하기에 만만찮아 일단 기술확보경로가
쉬운 TDMA로 시작하는 우회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정부도 이를 어쩔수없이
수용하게 될것으로 기대하는것 같다.
그러나 TDMA방식은 이동전화 국가표준설정 당시 수용용량 통화품질 멀티
미디어환경의 적합성등을 고려할 때 인구밀집도가 높은 한국내에서는 적절한
방식이 아니다는 결론을 도출,지금까지 "외면된 기술"로 되어있다.
PCS에서 TDMA의 방식이 재등장한다면 이는 사실상 옛날에 선택하지 않는
기술로의 "회귀"인 꼴이다.
또 정부가 PCS에서 기술표준 방침을 세우지 않고 머뭇거리는 것이 내년도
상용화시대를 맞는 CDMA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
도 있다.
사실상 CDMA기술은 최근까지도 전문가들 사이에 회의적인 시각이 끊임없이
제기돼 논란이 이어져 오고 있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PCS기술 표준설정의 유보방침이 이러한 점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 과거 우리 기술정책의 심각한 오류를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한시바삐 기술표준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