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오픈 리포트] "세계최초 코스에서 세계최고의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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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인트 엔드루스GC (스코틀랜드) = 김흥구 기자 -
<>.금년도 영국오픈은 다음 한마디로 정의된다. 바로 "세계최초의 코스
에서 벌어지는 세계최고의 대회"이다.
다음이 95영국오픈의 요약.
* 역사
= 금년이 제124회째.
1860년 첫대회가 벌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의 골프대회.
골프종주국 영국의 간판대회이자 세계최고권위의 대회이기도 하다.
대회공식명칭은 "오픈 챔피언십( Open Championship )".
영국이외의 매스컴에서는 "브리티시 오픈"이라고 부르지만 "진정한
오픈골프는 세계에서 단 하나"라는 자존심속에 영국에서는 단순히
"오픈"이 공식명칭이다.
* 코스
= 세계최초의 골프코스로 일컬어지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금세기 마지막으로 열리는 대회.
올드코스는 설명이 필요없는 골프의 고향.
코스의 생성은 1500년대이고 클럽의 창립은 1754년.
결국 골프역사상 최초의 대회가 그 골프역사의 발상지로 돌아온 셈.
세계매스컴의 기사 송고도 대부분 "오픈, 세인트 앤드루스로 돌아오다"
로 시작된다.
더이상의 의미부여는 사족에 불과한 것 아닐까.
<>.올드코스는 황량하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거리인 세인트앤드루스시는
바닷가의 소읍일 따름으로 인구는 고작 1만 4,000명.
그곳의 세인트앤드루스 GC 올드코스는 음침한 북구의 바닷바람과 그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풀, 그리고 분화구와 같은 벙커들만이 "검은 입"을
벌리고 있는 곳이다.
비비람이라도 몰아치면 이곳의 여름은 순식간에 겨울로 변하는 그런
쓸쓸한 들녁이다.
역사를 모르는 골퍼들에게는 이곳이 고독한 황무지일 뿐이다.
그러나 역사를 아는 골퍼들은 이곳에서 골프의 냄새, 골프의 정신을
느낄수 있다.
13세기 중엽, 이곳 어부들은 해안가로 부터 조약돌을 막대기로 치며
집으로 돌아왔을테고 그러다가 그 조약돌을 좀더 멀리 날리는 경쟁이
시작됐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바로 당신의 골프선배들이고 세월이 흐르며 그 장소가
점점 더 오늘날의 코스 형태로 발전돼 왔다.
오늘날의 벙커는 결코 현대골퍼들의 발명품이 아니다.
바닷가의 토끼와 같은 동물들이 북구의 모진 바람을 피하기 위해 땅을
팠을 것이고 그렇게 해서 해변가 곳곳에 모래웅덩이가 생겨 났을 것이다.
어부들이 친 조약돌이나 그후 새의 깃털을 뭉쳐 만든 골프볼은 그런
모래웅덩이에 필연적으로 들어가게 마련.그래서 오늘날의 벙커, 오늘날의
벙커샷이 골프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을 것이다.
올드코스에는 바로 그러한 "시작"이 존재한다.
현 왕립골프협회(R&A)가 있는 클럽하우스는 1854년 완공된 세계최초의
골프장클럽하우스이고 바로 이곳에서 1897년 세계최초로 골프규칙위원회가
만들어 졌다.
<>.결국 세인트앤드루스는 지난 수백년에 걸쳐 골프가 토론되고 연구
됐으며 그 기기묘묘한 정체파악이 이뤄진 곳이다.
지난 수백년동안 세인트앤드루스의 골퍼들은 저녁식사후 스코틀랜드의
저 유명한 위스키를 음미하며 골프얘기로 기나긴 겨울밤을 지샜을 것이다.
"골프란 무엇인가.
골프는 결혼과 같다.
결혼과 같이 골프는 목적에 대한 견고성과 영구적인 인내가 필요하고
사랑의 변화를 받아 들여야 하듯 골프의 갈등도 불가피하다.
당신은 당신자신이나 파트너에게 모든 것을 드러낼수 밖에 없으며
성격이 결혼을 좌우하듯 골프역시 끊임없이 자기자신과 싸워야 한다.
사소한 언쟁이 결혼을 파멸로 이끄는 것 처럼 한번의 실수가 전체
라운드를 망칠수 있으며 완벽한 결혼이 드문것 처럼 만족한 골프가
있을수 없다.
결혼의 악몽이 영구적인 것 같이 골프의 악령도 언제나 따라 다니고
죽어서만이 서로 헤어질수 있다" 이 얼마나 절묘한 대비이고, 절묘한
"파악"인가.
이 귀절은 현대 최고의 골프소설로 일컬어지는 "영국에서의 골프
( Golf In The Kingdom )"로 부터 따낸 것이다.
실은 수페이지에 걸친 묘사를 몇줄로 그 의미만을 전달한 것인데
바로 이같은 종류의 토론이 올드코스와 함께 계속돼 온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머피(미국)도 올드코스를 방문한후 그때의
인상을 토대로 이소설을 쓴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이 바라보는 골프", "마인드게임으로서의 골프"를 가장
적나라하게 파 헤친 명저로 손꼽힌다.
<>.단편적으로나마 위와같은 "역사"를 알고 세인트앤드루스에 첫발을
디디면 가슴이 두근 거린다.
"올드코스에서 쳐보지 않았다면 당신의 골프는 영원한 미완성이다"
라는 스코티시 속담도 이곳의 의미를 강조한다.
기자가 메이저대회취재를 본격 시작한 것도 90년 이곳에서의 제119회
영국오픈부터이다.
기자는 이제 그 오픈의 현장,그 시작의 현장으로 다시 돌아와 있다.
세인트앤드루스 골목길의 한 선술집, 그 퀴퀴한 골프냄새속에서
"하이랜드 위스키"를 홀짝이며 단말기를 두드리는 그 맛을 독자들은
과연 짐작할수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9일자).
<>.금년도 영국오픈은 다음 한마디로 정의된다. 바로 "세계최초의 코스
에서 벌어지는 세계최고의 대회"이다.
다음이 95영국오픈의 요약.
* 역사
= 금년이 제124회째.
1860년 첫대회가 벌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의 골프대회.
골프종주국 영국의 간판대회이자 세계최고권위의 대회이기도 하다.
대회공식명칭은 "오픈 챔피언십( Open Championship )".
영국이외의 매스컴에서는 "브리티시 오픈"이라고 부르지만 "진정한
오픈골프는 세계에서 단 하나"라는 자존심속에 영국에서는 단순히
"오픈"이 공식명칭이다.
* 코스
= 세계최초의 골프코스로 일컬어지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금세기 마지막으로 열리는 대회.
올드코스는 설명이 필요없는 골프의 고향.
코스의 생성은 1500년대이고 클럽의 창립은 1754년.
결국 골프역사상 최초의 대회가 그 골프역사의 발상지로 돌아온 셈.
세계매스컴의 기사 송고도 대부분 "오픈, 세인트 앤드루스로 돌아오다"
로 시작된다.
더이상의 의미부여는 사족에 불과한 것 아닐까.
<>.올드코스는 황량하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거리인 세인트앤드루스시는
바닷가의 소읍일 따름으로 인구는 고작 1만 4,000명.
그곳의 세인트앤드루스 GC 올드코스는 음침한 북구의 바닷바람과 그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풀, 그리고 분화구와 같은 벙커들만이 "검은 입"을
벌리고 있는 곳이다.
비비람이라도 몰아치면 이곳의 여름은 순식간에 겨울로 변하는 그런
쓸쓸한 들녁이다.
역사를 모르는 골퍼들에게는 이곳이 고독한 황무지일 뿐이다.
그러나 역사를 아는 골퍼들은 이곳에서 골프의 냄새, 골프의 정신을
느낄수 있다.
13세기 중엽, 이곳 어부들은 해안가로 부터 조약돌을 막대기로 치며
집으로 돌아왔을테고 그러다가 그 조약돌을 좀더 멀리 날리는 경쟁이
시작됐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바로 당신의 골프선배들이고 세월이 흐르며 그 장소가
점점 더 오늘날의 코스 형태로 발전돼 왔다.
오늘날의 벙커는 결코 현대골퍼들의 발명품이 아니다.
바닷가의 토끼와 같은 동물들이 북구의 모진 바람을 피하기 위해 땅을
팠을 것이고 그렇게 해서 해변가 곳곳에 모래웅덩이가 생겨 났을 것이다.
어부들이 친 조약돌이나 그후 새의 깃털을 뭉쳐 만든 골프볼은 그런
모래웅덩이에 필연적으로 들어가게 마련.그래서 오늘날의 벙커, 오늘날의
벙커샷이 골프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을 것이다.
올드코스에는 바로 그러한 "시작"이 존재한다.
현 왕립골프협회(R&A)가 있는 클럽하우스는 1854년 완공된 세계최초의
골프장클럽하우스이고 바로 이곳에서 1897년 세계최초로 골프규칙위원회가
만들어 졌다.
<>.결국 세인트앤드루스는 지난 수백년에 걸쳐 골프가 토론되고 연구
됐으며 그 기기묘묘한 정체파악이 이뤄진 곳이다.
지난 수백년동안 세인트앤드루스의 골퍼들은 저녁식사후 스코틀랜드의
저 유명한 위스키를 음미하며 골프얘기로 기나긴 겨울밤을 지샜을 것이다.
"골프란 무엇인가.
골프는 결혼과 같다.
결혼과 같이 골프는 목적에 대한 견고성과 영구적인 인내가 필요하고
사랑의 변화를 받아 들여야 하듯 골프의 갈등도 불가피하다.
당신은 당신자신이나 파트너에게 모든 것을 드러낼수 밖에 없으며
성격이 결혼을 좌우하듯 골프역시 끊임없이 자기자신과 싸워야 한다.
사소한 언쟁이 결혼을 파멸로 이끄는 것 처럼 한번의 실수가 전체
라운드를 망칠수 있으며 완벽한 결혼이 드문것 처럼 만족한 골프가
있을수 없다.
결혼의 악몽이 영구적인 것 같이 골프의 악령도 언제나 따라 다니고
죽어서만이 서로 헤어질수 있다" 이 얼마나 절묘한 대비이고, 절묘한
"파악"인가.
이 귀절은 현대 최고의 골프소설로 일컬어지는 "영국에서의 골프
( Golf In The Kingdom )"로 부터 따낸 것이다.
실은 수페이지에 걸친 묘사를 몇줄로 그 의미만을 전달한 것인데
바로 이같은 종류의 토론이 올드코스와 함께 계속돼 온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머피(미국)도 올드코스를 방문한후 그때의
인상을 토대로 이소설을 쓴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이 바라보는 골프", "마인드게임으로서의 골프"를 가장
적나라하게 파 헤친 명저로 손꼽힌다.
<>.단편적으로나마 위와같은 "역사"를 알고 세인트앤드루스에 첫발을
디디면 가슴이 두근 거린다.
"올드코스에서 쳐보지 않았다면 당신의 골프는 영원한 미완성이다"
라는 스코티시 속담도 이곳의 의미를 강조한다.
기자가 메이저대회취재를 본격 시작한 것도 90년 이곳에서의 제119회
영국오픈부터이다.
기자는 이제 그 오픈의 현장,그 시작의 현장으로 다시 돌아와 있다.
세인트앤드루스 골목길의 한 선술집, 그 퀴퀴한 골프냄새속에서
"하이랜드 위스키"를 홀짝이며 단말기를 두드리는 그 맛을 독자들은
과연 짐작할수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