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스배 한국여오픈 골프는 결코 "시나리오"대로 되지 않는다.

당초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았을 것이다.

"아마가 불참한 팬텀오픈을 제외한 금년 전대회에서의 박세리 싹쓸이.
한국프로들은 도저히 박에게 안되는가. 그렇다면 원재숙정도면 가능할
것이다. 원재숙과 박세리,거기에 이오순이 분발하면 기막힌 승부가
이뤄질 게 틀림없다"

이런 시나리오를 보고 역시 아마추어인 김미현(19.용인대 1년)이 칼을
갈았다.

"어림없는 소리. 나는 결코 들러리가 아니다"

이렇게 해서 퍼시스배 제9회한국여자오픈은 김미현의 멋진 우승으로
끝났다.

김미현은 15일 골드CC마스터코스에서 벌어진 최종일경기에서 버디5개에
보기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3라운드합계 6언더파 210타로 우승했다.

이는 2위 박세리(공주금성여고3.이날 69타)를 2타차,3위 원재숙(이날
70타)을 3타차로 따돌린 "빛나는 스코어".

김미현은 이로서 지난해 톰보이오픈에이어 오픈대회 2승째를 기록했다.

김의 우승으로 금년도 한국여자골프는 아마추어들의 "완전석권"이
계속되고 있는 셈. 원재숙은 3위에 그쳤지만 우승상금 1,500만원을
차지했다.

< 김흥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