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이 달라지고 있다] (3) 울산의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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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메카 울산.
매년 임금협상철만 되면 장기간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던 이지역에 평온이
깃들고 있다.
지난87년 6.29선언이후 지난해까지 근로자들의 돌과 화염병 투척, 이에맞선
사용자들의 직장폐쇄 단행,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공권력 투입
이 어우러져 해당사업장은 물론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울산지역이
올들어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들과 사용자들의 의식이 성숙되면서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소속
사업장들이 올해 노사협상을 잇따라 무분규로 타결하고 있다.
현총련의 공동투쟁은 아예 무산된 상태다.
이 가운데서도 국내최대강성노조인 현대중공업의 무분규 타결은 변화의
폭을 가장 크게 느끼게 하고 있다.
현총련 핵심사업장으로 재야노동단체인 민주노총준비위원회(민노준)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올해 처음으로 지금까지의
"분규사업장"이란 오명을 씻어내고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이회사 노사는 지난 5월16일 올해 임금협상에 들어가 16차례의 협상을
거쳐 20일만인 지난6월16일 타결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87년이후 매년 장기간 악성노사분규를 겪으며 엄청난 매출손실을
입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상도 할수없는 변화이다.
국내노동운동을 주도해온 "공룡"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변화는 곧 울산의
변화이자 국내노동운동방향의 변혁을 예고하는 것이다.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무분규 타결은 국내 노동운동사의 일대사건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일반조합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의 파업을 주도해온 조선사업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지난 4월부터 무파업서명운동을 전개했으며 그동안의 파업에 염증을 느낀
상당수의 조합원들이 이 운동에 동참했다.
노동운동에 대한 조합원들의 시각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회사 판넬조립1부 김중목씨(44)는 "지난해 장기간의 노사분규를 겪으면서
조합원들이 투쟁중심의 노동운동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
조합원들은 건전한 노동운동을 통해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이 개선되길
바라고 있을뿐 투쟁을 위한 투쟁은 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합원들의 변화에는 회사측의 성실한 협상태도도 일조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회사측은 그동안 노조와 협상을 벌일때면 경영성과와는 상관없이 세일즈
하듯 협상을 더해갈수록 조금씩 조금씩 인상률을 높여가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불신감을 고조시켰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한번에 노조측이 수긍할 만한 인상률을 제시, 임금협상을
쉽게 마무리 짓도록 만들었다.
현대중공업의 김남석노조부위원장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회사측이
납득할만한 인상안을 한번에 제시한 것은 회사측의 의식이 상당히 성숙된
것으로 볼수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회사가 노동조합에 믿을수 있는
행동을 하면 불필요한 마찰은 피할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이러한 변화는 곧바로 울산지역 전체에 영향을 끼쳐 현총련
소속 사업장들이 잇따라 무분규로 타결하는 발판이 됐다.
현대중공업 타결이후 현대강관 한국프랜지 현대미포조선 현대알루미늄등이
잇따라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끝냈다.
지금까지 임금협상철만 되면 파업과 준법투쟁등으로 매년 홍역을 앓았던
한국프랜지노사는 지난6월8일 첫 상견례를 가진후 한달도 안된 지난1일
12차 협상에서 임금협상을 끝마쳤다.
지난해의 경우 파업과 부분파업등으로 한달이상 진통을 겪으며 50억원이상
의 매출손실을 입었으나 올해는 무분규 타결로 생산차질을 전혀 빚지 않은
것이다.
또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의 경우 1백여일동안 무려 30차례에 걸쳐 노사
교섭을 벌였으나 올해에는 지난6월7일 노사 상견례후 한달만인 지난6일
7.7%의 인상으로 임금교섭을 타결지었다.
변화된 울산의 모습이다.
이같은 변화로 현총련이 올해 연대투쟁을 벌이려던 계획은 무산됐으며
앞으로도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한 울산지역의 전반적인 노사관계는
안정기조가 지속될 것이란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울산지방노동사무소의 김준휘근로감독관은 "울산지역에서 가장 큰 노조인
현대자동차가 생산적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최대강성인 현대중공업
노조마저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하는등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현총련의 노동운동은 상당히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울산=윤기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5일자).
매년 임금협상철만 되면 장기간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던 이지역에 평온이
깃들고 있다.
지난87년 6.29선언이후 지난해까지 근로자들의 돌과 화염병 투척, 이에맞선
사용자들의 직장폐쇄 단행,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공권력 투입
이 어우러져 해당사업장은 물론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울산지역이
올들어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들과 사용자들의 의식이 성숙되면서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소속
사업장들이 올해 노사협상을 잇따라 무분규로 타결하고 있다.
현총련의 공동투쟁은 아예 무산된 상태다.
이 가운데서도 국내최대강성노조인 현대중공업의 무분규 타결은 변화의
폭을 가장 크게 느끼게 하고 있다.
현총련 핵심사업장으로 재야노동단체인 민주노총준비위원회(민노준)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올해 처음으로 지금까지의
"분규사업장"이란 오명을 씻어내고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이회사 노사는 지난 5월16일 올해 임금협상에 들어가 16차례의 협상을
거쳐 20일만인 지난6월16일 타결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87년이후 매년 장기간 악성노사분규를 겪으며 엄청난 매출손실을
입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상도 할수없는 변화이다.
국내노동운동을 주도해온 "공룡"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변화는 곧 울산의
변화이자 국내노동운동방향의 변혁을 예고하는 것이다.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무분규 타결은 국내 노동운동사의 일대사건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일반조합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의 파업을 주도해온 조선사업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지난 4월부터 무파업서명운동을 전개했으며 그동안의 파업에 염증을 느낀
상당수의 조합원들이 이 운동에 동참했다.
노동운동에 대한 조합원들의 시각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회사 판넬조립1부 김중목씨(44)는 "지난해 장기간의 노사분규를 겪으면서
조합원들이 투쟁중심의 노동운동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
조합원들은 건전한 노동운동을 통해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이 개선되길
바라고 있을뿐 투쟁을 위한 투쟁은 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합원들의 변화에는 회사측의 성실한 협상태도도 일조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회사측은 그동안 노조와 협상을 벌일때면 경영성과와는 상관없이 세일즈
하듯 협상을 더해갈수록 조금씩 조금씩 인상률을 높여가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불신감을 고조시켰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한번에 노조측이 수긍할 만한 인상률을 제시, 임금협상을
쉽게 마무리 짓도록 만들었다.
현대중공업의 김남석노조부위원장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회사측이
납득할만한 인상안을 한번에 제시한 것은 회사측의 의식이 상당히 성숙된
것으로 볼수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회사가 노동조합에 믿을수 있는
행동을 하면 불필요한 마찰은 피할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이러한 변화는 곧바로 울산지역 전체에 영향을 끼쳐 현총련
소속 사업장들이 잇따라 무분규로 타결하는 발판이 됐다.
현대중공업 타결이후 현대강관 한국프랜지 현대미포조선 현대알루미늄등이
잇따라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끝냈다.
지금까지 임금협상철만 되면 파업과 준법투쟁등으로 매년 홍역을 앓았던
한국프랜지노사는 지난6월8일 첫 상견례를 가진후 한달도 안된 지난1일
12차 협상에서 임금협상을 끝마쳤다.
지난해의 경우 파업과 부분파업등으로 한달이상 진통을 겪으며 50억원이상
의 매출손실을 입었으나 올해는 무분규 타결로 생산차질을 전혀 빚지 않은
것이다.
또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의 경우 1백여일동안 무려 30차례에 걸쳐 노사
교섭을 벌였으나 올해에는 지난6월7일 노사 상견례후 한달만인 지난6일
7.7%의 인상으로 임금교섭을 타결지었다.
변화된 울산의 모습이다.
이같은 변화로 현총련이 올해 연대투쟁을 벌이려던 계획은 무산됐으며
앞으로도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한 울산지역의 전반적인 노사관계는
안정기조가 지속될 것이란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울산지방노동사무소의 김준휘근로감독관은 "울산지역에서 가장 큰 노조인
현대자동차가 생산적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최대강성인 현대중공업
노조마저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하는등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현총련의 노동운동은 상당히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울산=윤기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