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율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지금의 "달러초약세,슈퍼엔고,마르크강세"구조가 지속될 것인가.

아니면 이 구조가 깨질 것인가.

미일자동차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자 국제환율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율보다는 덜하나 주식및 채권시장등 국제증시에 대한 관심도 적지않다.

당초 예상대로 금융시장은 협상타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외환시장의 반응은 매우 민첩하고 즉각적이었다.

타결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욕시장에서 달러는 순식간에 달러당 86엔대로
치솟았다.

단숨에 2엔가까이 오른 것이다.

달러는 이달들어 줄곧 84엔선대에서 움직여 왔다.

장중 한때 86.17엔까지 오른후 85엔대에서 거래가 종료됐지만 추세는 달러
회복이었다.

마르크화에 대해서도 1.38마르크선에서 1.39마르크대로 올라갔다.

협상타결로 달러가치가 회복될 것이라는 데는 외환전문가들사이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달러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는 거의 없다.

단기적인 오름세를 타겠지만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
이다.

이번 협상타결로 인한 달러회복세가 단지 며칠간 유지될 것이며 회복폭도
2-3엔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고 지난 4월처럼 달러가 80엔이하로 떨어지는 달러침몰사태도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회복에는 한계가 있으나 더이상의 폭락도 없을 것"이란 얘기다.

우선 미일합의로 미국의 대일자동차및 부품수출이 늘어나겠지만 대일무역
적자기조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달러회복 한계론에 대한 이유이다.

미국이 협상타결로 수십억달러치의 자동차와 부품을 더 수출할수 있다고
해서 연간 6백억달러가 넘는 대일무역적자를 급감시킬수는 없다.

단지 일본에 대한 미수출이 확대될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관점에서 달러는
다소 회복될수 있을 뿐이다.

미국은 또 경기후퇴를 우려,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빠르면 다음달초에라도 금리를 내리겠다는 것이 미금융당국의 내부방침
이다.

설사 연준리(FRB)가 금리인하를 당분간 보류한다해도 올 하반기에는 반드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금리인하는 달러약세요인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대일무역적자기조의 지속과 미금리인하의 불가피성등으로 협상타결에도
불구, 달러회복은 단기.소폭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달러가 앞으로 또다시 80엔대전반이나 좀더 나아가 80엔밑으로 폭락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은 미국의 엔고압력이 크게 누그러질 것이라는 이유
에서다.

미국은 그동안 엔고를 일본시장개방압력용으로 사용해왔다.

이제 일시장개방확대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둠으로써 엔고압력을 자제할
가능성이 커졌다.

따라서 외환투자자들은 달러하락을 예상해 달러를 매각해 오던 과거 전략
에서 탈피할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이 인위적인 엔고정책을 중단하게 되면 사실 달러가 계속 떨어질
까닭이 별로 없다.

일본경제는 아직 침체상태이고 미국경제는 둔화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안정된 성장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정들을 감안할때 달러는 당분간 달러당 85엔및 1.40마르크주변
에서 움직일 것 같다.

자동차협상타결로 달러하락요인은 일단 사라졌지만 협상타결이 달러를
회복시키는데에는 한계가 있어 지금의 달러당 90엔선이하의 "달러저.엔고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함께 달러와 엔가치가 앞으로 각각 폭락하거나 폭등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주가와 채권가격은 기존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일본주가도
더이상 내려가지 않고 완만한 오름세를 탈것으로 보인다.

(이정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