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철저 민음사간 6천원 )

삶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과 치밀한 묘사력으로 호평을 받은 신예작가의
첫 장편소설.

줄거리는 80년대중반 군견병으로 복무한 한 남자가 자신의 군대생활을
기억속에서 재구성하는 형태로 돼있다.

주인공 신우석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순소모품으로 쓰이는 군견
애릭을 보고 비극적인 운명의 동질감을 느낀다.

입대동기인 강승준이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살하자 그의 회의는 더욱
깊어진다.

게다가 애인 희연마저 비열하기 짝이 없는 딴 남자에게 시집가버린다.

애릭이 안락사 당한후 헐값에 고기로 팔려가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하던 그는 제대하는 날 근처 마을의 염소 키우는 소녀에게
조그만 라디오를 선물한다.

특수한 목적을 위해 개인의 삶을 억압하는 거대조직의 체제논리와 그로
인해 상처받는 인물들의 초상을 통해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을 잘 묘사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