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는 난데없이 건설업자및 상가분양업체가 속속 등장해
신도시개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들이 세우고자 하는 것은 "디지털 시티".
사이버스페이스 공간에 가상의 도시를 건설하고 여기에 대규모 상가건물을
세워 희망업체를 입주시키는 작업이다.
인터넷을 왕래하는 네티즌들은 이같은 디지털시티에 들러 원하는 정보를
얻기도 하고 물건을 산다.
음악회 영화관 박물관등도 둘러볼 수 있다.
디지털시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각종 교육기관.
사용자들은 원하는 대학이나 학원에 등록해 세계 석학들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이들 건설업자들은 포크레인등 중장비대신 도시건설소프트웨어를 갖고
화면구성을 일반도시와 똑같이 꾸며놓는다.
또 자신의 도시를 보다 아름답고 쾌적하게 꾸미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디지털시티에 들리면 도시의 거리를 걷는것같은 착각에 빠진다.
길을 가다 쇼윈도에 펼쳐진 상품을 보고 문을 열면 아름다운 점원이
손님을 맞는다.
즉석에서 상품설명을 듣고 원하는 물건을 주문하면 신용카드등을 통해
자동결제되고 물건은 집으로 배달된다.
디지털시티는 여전히 쓰기 어려운 PC통신을 일반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거리 풍경으로 바꿔놓는다.
이들 건설업자들은 인터넷의 멀티미디어 정보제공서비스인 "월드와이드웹"
도 지나치게 어렵다고 지적한다.
디지털시티는 "토지는 확대재생산할 수 없다"는 전통적인 개념 자체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디지털시티를 이용하면 PC몇대가 놓여진 10평짜리 사무실에서도 세계
각국에 1만평이상의 건물을 갖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 사용자들의 95%이상이 외국의 문물과 정보를 찾기위해
인터넷을 이용한다.
지금 당장 우리손으로 "디지털 서울"을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한국은 영원히 세계의 변두리로 전락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