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이 외국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조직구성원인 한국인들의 기가
살아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한국인의 기백을 살리고 선진국기업의 지식과 기술을 이용하면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할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식경영을 새롭게 조명한 "세계로 가는 우리경영"을 펴낸 김일섭씨
(48.삼일회계법인대표)는 한기선지(한국인의기와 선진국의 지식을 결합한
것)방식이야말로 한국적경영의 요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한국적경영이 무엇인지,새로운 기업환경에 적응할수 있는
기업인상이 무엇인지를 만화를 곁들여 알기쉽게 풀이했다.

한국적경영의 특징을 결정하는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설명하는 한편
한국형경영기법을 25개 국내기업의 사례연구와 함께 소개했다.

특히 경제관련만화서 출간으로 널리 알려진 이원복교수(덕성여대.산업
미술학)가 6개의 기업경영 성공사례를 만화로 설명하는 한편 각페이지마다
삽화를 넣어 어려운 경영개념을 쉽게 이해하도록 배려했다.

신세대를 위한 경영학개론서인 셈.

"한국기업의 전통적인 강점은 의욕에 찬 리더와 거기에 도전하는 구성원
들의 집념이 있다는 점입니다.

과감한 선행투자를 통해 경쟁자들의 사기와 의욕을 저하시키고 대량생산의
이점을 향유, 시장점유율을 상승시킨 것이 한국기업을 이끌고 온 저력이었죠.

중동건설,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등이 이를 잘 대변
합니다"

그는 그러나 이제 이러한 모험형경영은 지식과 전문성이 결합된 경영으로
전환되어야한다고 역설한다.

계산된 모험이 아니면 성공할수 없다는 것.

그는 또 한국인의 배타성을 기업에 이용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인은 마을이나 부락중심의 폐쇄적인 집단관을 갖고 있습니다.

한 집단에 속해 있다는 의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공동체의식이나 일체감을
갖지 못하죠.

집단내의 문제는 덮어준다는 것도 한국기업만의 속성입니다"

그는 이러한 일체감이 한국인의 신명,신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선행조건
이므로 집중적인 일체감 경영및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1세기는 창의력이 기업경영의 핵심이 되는 시대입니다.

개인적인 창의력을 극대화하여 조직의 창의성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각자로 하여금 자기업무에 대한 권한을 분명히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인은 소유권이 분명할 경우 기대이상의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책의 1장에서는 기업의 성공사례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중소기업에서 신념과 오기,그리고 투자를 바탕으로
성공한 오뚜기식품,정보통신의 핵심역량을 갖고있는 NEC,남이 모방할 수없는
조직역량의 중심업체로 성장한 월마트등이 그 예.

김씨는 서울대상대 경영학과및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한국공인
회계사회부회장,세계화추진위원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