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해"를 맞아 화집의 전자출판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멀티미디어시대를 앞두고 미술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 화집대신
CD-롬 작품집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것.

지난3월 갤러리현대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 변종하개인전에 맞추어
CD-롬 작품집이 제작돼 주목을 끈데 이어 박수근30주기기념전(5월20일
~6월30일 갤러리현대)을 기해 박화백의 일대기와 작품들을 담은 CD-롬이
만들어지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환기미술관도 하반기로 잡혀있는 김환기화백의 대규모개인전을 앞두고
그의 작업을 회고하는 전작CD-롬타이틀을 준비중이다.

또 7월중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릴 "현대미술 가깝게 이해하기전"에서도
김영배 정동염 이중희 이열 이강하 우창훈 강미덕씨등 17명의 참가작가들이
출품작을 CD-롬에 담아 오픈과 동시에 일반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들 미술관련 CD-롬은 개인전을 여는 특정작가 또는 그룹전 출품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해봄으로써 이해의 폭을 크게 넓힐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이러한 작업은 또 미술계의 국제경쟁력 강화는 물론 컴퓨터세대인 젊은
층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어 미술저변확대와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술관련자료가 처음 CD-롬으로 만들어진 것은 93년 미술평론가 정영목씨
(서울대교수)가 (주)세광데이타테크를 통해 내놓은 "현대서양미술사".

1870년부터 1945년까지 서양미술의 각종 사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컬러
작품사진 320점을 해설을 곁들여 만든 것이다.

이후 관련작업이 활기를 띠지 못하다가 올들어 다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들 CD-롬들은 크게 작가정보와 작품정보로 구성되는 점이 특징.

작가정보에서는 생존작가의 경우 작업장면이 생생하게 소개되기도 한다.

작품정보에서는 작품들이 움직이는 화상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작품해설
등이 음성으로 소개된다.

또 내용중 따로 보고 싶은 것은 프린터를 이용,빼내볼 수도 있다.

CD-롬화집 전문제작업체인 (주)다인테크 멀티미디어사업본부장 이인홍씨는
"CD-롬화집은 비교적 낮은 제작단가와 방대한 정보저장량,보관의 용이성
등 장점때문에 널리 확산될 것"이라며 "이러한 작업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돼 화집뿐만 아니라 미술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들이 CD-롬으로
제작돼 일반에 보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