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에도 불구, 작년말 이후 한국산 컬러TV VTR 그랜드피아노 등의 제품은
미 유럽 등 선진국시장에서 일본제품과의 가격격차가 축소돼 대일 가격경쟁력
이 오히려 약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한국무역협회가 종합상사 등 20여개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조사한
''엔화강세이후 한일제품 가격변화''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경우 승용차 선박
화학제품 철강판 승용차용 CD플레이어등은 작년말이후 5개월동안 일본제품과
가격차가 벌어졌으나 와이어로드 모니터 컬러TV VTR 등은 격차가 좁혀졌다.

또 유럽시장에서는 공작기계 폴리에스터 나일론 업라이트피아노 라디오 등
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된 반면 메모리반도체 승용차 컬러TV등은 별 영향이
없고 그랜드피아노 같은 제품의 경우는 지난해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들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약과는 일본기업들이 이미 제3국 또는 현지생산
체제를 갖추었거나 생산성향상을 통해 가격인상요인을 흡수한데 따른 것으로
무협은 분석한다.

예컨대 작년말이후 한국기업들은 미국시장에서 모니터가격을 2.7%인상하고
컬러TV는 동결, VTR는 5%인하한데 비해 일본기업들은 한국산과 경쟁관계인
중저가형의 멕시코 동남아 현지생산품을 신제품출하와 함께 3~9%나 내렸다.

VTR와 컬러TV는 유럽시장에서도 일본업체들이 한국업체들보다 현지 부품
조달비율이 높아 엔고에도 불구하고 한국산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

승용차도 미국시장에서는 일본의 혼다 시빅이 2.7%인상된데 비해 한국의
현대 쏘나타는 1.5%만 인상, 경쟁력이 강화됐지만 유럽시장에서는 현지의
수요부진으로 양국업체 모두 가격을 동결한 상태다.

특히 유럽시장에서 그랜드피아노는 일본업체가 가격인상요인을 흡수,
올들어 6%만 인상한 반면 한국산은 9.8%나 올라갔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