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27 지방선거에서는 어느 당이 민심을 더 정확히 읽어 득표전략을
세우느냐가 선거전에 나설 각당 후보의 "상품성" 못지않게 중요한 승패의
요인이 될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때문에 여야는 벌써부터 후보자별 인기도 정책순위도등에 대한 여론조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자.민주당은 각종 조사기관의 조사결과를 분석하는것 외에도 자체 조사
기관이나 팀을 활용, 거의 매일 여론의 추이를 쫓고 있다.

여야가 이처럼 여론조사에 당력을 쏟고있는 것은 후보별 판세의 흐름을
정확히 분석, 선거전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87년 대선때부터 본격 도입된 선거여론조사는 그동안 몇차례 주요
선거를 거치면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선거전략을 짜는데
없어서는 안될 핵심 선거운동기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도 부동표가 지역에 따라 40~50%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조사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득표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데 효용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민자당 = 여론조사 활용도가 어느 당보다 높은 편이다.

현재 당공식조직인 사회개발연구소를 통해 수시로 여론조사를 벌이며
후보자들에 대한 유권자 선호도 변화추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여당의 경우 과거에는 경찰 안기부등 정보기관의 채널을 통해 파악한
여론동향을 가장 신뢰하는 자료로 활용했으나 최근에는 공식적인 여론조사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재 최재욱기획조정위원장이 소장으로 있는 사개연은 중앙당이 공식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하면서 상근직원 15명을 풀가동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개연은 선거여론조사 전문프로그램을 확보하고 있고 직능 학력 연령
계층별로 충실한 모집단을 확보하고 있어 정확도와 기동성을 장담하고 있다.

지난 92년 대선때 오차 1%미만으로 "결과"를 정확히 맞힌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민자당은 단체장공천과정에서 지구당위원장간 이견등으로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50여개 지역의 공천을 사개연등의 여론조사로 마무리지었다.

서울시장선거의 경우 벌써 10여차례의 조사를 통해 여론의 추이를 점검
했다.

민자당은 광역단체장의 경우 선거일 직전까지 주 1~2회씩 정기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하고 기초단체장은 준광역시와 백중지역으로 분류되는 몇몇
지역을 골라 유권자성향을 알아볼 방침이다.

<>.민주당 = 최근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 15개 시.도와 2백30개 기초단체에 대한 지역여론조사를 교대로 하다
보면 하루에 최소한 한곳이상 여론조사를 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후보의 경우 1주일에 한번씩, 기초단체장은 접전지역
40~50곳을 선별해 투표일까지 최소한 두차례정도 지역여론을 진단할 예정
이다.

특히 서울등 주요전략지역은 전화여론조사뿐아니라 면접조사도 실시한다는
게 당지도부의 방침이다.

민주당의 여론조사를 도맡아 하는 곳은 당무기획실.

현재 아르바이트대학생과 자원봉사대원 70여명을 여론조사 전문요원으로
당무기획실에 배치해 놓고 있으며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인원을 보충할 예정
이다.

당무기획실은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자에 대한 지역별 계층별 세대별 성별
지지도까지 면밀히 분석, 각 후보진영과 지도부에 수시로 통보하고 있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