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골프장에 맨처음 다니던때에 뚝섬의 경마장에는 잉꼬부부로
소문난 한 커플이 있었다.

부부가 정답게 라운드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성도 이름도
모르는 그들을 상대로 글을 쓴적이 있었다.

그후 필자는 늘 패밀리골프를 그리곤 한다.

따라서 골프를 해오는동안 가장 큰 소망은 홀인원이나 언더파플레이
보다는 주중에 열심히 일한 다음 주말에 온가족이 함께 골프장에 나가
담소하며 백구를 쫓는 것이다.

그래서 몇년전부터 내자에게도 골프연습장에 나갈것을 권유했었다.

그러나 내자는 좀처럼 골프를 시작하려 들지않았다.

이유인즉 10여년을 하루같이 매일 아침 골프연습장에 다니고도 잘
된다는 소리를 듣기가 쉽지않은데 자신은 운동신경이 뛰어나지도
않을뿐 아니라 부지런하지도 않아서 골프를 잘할 것같지않으니 아예
시작을 말아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내자가 두어해 필자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함께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집에오면 내자는 늘 불평한다.

하기싫은 골프를 억지로 시켜놓고 자기연습만 열심히 하고는 가르쳐
주기는 커녕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오면 필자는 언제나 지금은 가르쳐
주어도 알아 들을수 없으니 셀수 없을 만큼 많은 볼을 쳤다고 생각된
후에 말하여 주겠다고 대답한다.

내자뿐아니라 다른 골퍼들에게도 좀처럼 골프기술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다만 골프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지침을 가지고 있다.

우선 누구든 골프채를 잡기전에 골프용어집을 읽고 골프용어를
먼저 익혀야 한다.

단순한 골프용어보다는 골프룰의 용어에 관한 정의부분을 읽어두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는 컴퓨터를 다루려는 사람이 컴퓨터용어를 알아야하는것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다음 레슨프로를 잘 선택하여야 한다.

레슨프로들의 공통적인 한계성은 자신이 특별히 느끼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점을 비기너들에게 주입하려드는 습벽이 있다는 점이다.

다시말하면 비기너의 신체적조거늘 등한시 한채 키가 큰 레슨프로로
키큰 사람에게 중요시 되는 점을 체격이 왜소한 레슨프로는 자신에게
독특한 비결을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레슨프로를 선택할때에는 가능하면 자신과 체결조건이나
성격이 비슷한 사람을 찾는것이 매우 중요하다.

끝으로 점진적인 성취도에 만족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것을 가르쳐주는 선생에게는 다음과같은 하비 페닉의
말을 상기시켜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한 알의 아스피린은 당신을 치료해주지만 한병의 아스피린은 당신을
죽게할지도 모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