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찬목조흥은행장이 2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러나 우행장은 "백일날"
서울에 없었다.

우행장은 이날 아침 8시40분 비행기로 대구에 내려갔다.

도착하자마자 지역점포를 둘러보고 거래업체를 방문했다.

저녁에는 200여명의 고객들을 초청,만찬을 가졌다.

우행장의 취임 100일날 행보는 그의 경영철학을 그대로 보여 준다.

우행장이 은행장으로 취임한후 가장 강조한 것은 "현장경영". 백마디
말보다 한번 현장을 찾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우행장은 100일동안 300여개의 거래업체를 직접 방문했다.

지점장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간다는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우행장자신만이 아니다.

임원들도 틈만 나면 일선영업점이나 거래업체를 방문토록 하고 있다.

조흥은행의 모든 임원들이 이례적으로 무선호출기(삐삐)를 차고 다니는
것도 다 우행장의 지시에 의해서다.

거래업체를 방문하고 있을 경우 연락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우행장이 강조하는건 또 있다.

"열린 경영"이다.

권위주의나 형식주의보다는 내실과 실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달라진 임원회의가 대표적이다.

임원회의를 앞두고 임원들은 안건에 대해 예습을 충실히 한다.

난상토론이 되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우행장의 현장경영과 열린경영이 물론 모든 직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건 아니다.

새로움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행장은 "중요한건 실천"이라고 강조한다.

실천만이 무한경쟁시대에서 승리할수있는 첩경이라는 것이다.

이런 실천철학이 조흥은행을 조용하지만 꾸준히 변화시키고 있다는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