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문명이 엇갈리는 지점에 있는 터키는 예로부터 서양사람들이
소아시아로 불러왔듯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하는
길목이다.

오스만 튀르크를 건설하였고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번갈아 국교로 채택
하였으며 동양의 실크로드가 끝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메소포타미아와 오리엔트문명이 이곳에서 잉태됐고 그리스 로마 비잔틴
이슬람 등 인류역사를 찾는 관광객에게 무수히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터키의 수도는 앙카라지만 경제 중심지는 이스탄불이다.

동양과 서양,중세와 근대,과거와 현재가 교묘하게 뒤섞인 이스탄불은 아주
독특하다.

다른 어느곳도 역사속에서 그런 굉장한 결과를 가져올수 없는 두 대륙이
만나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이스탄불은 세계역사의 초점이 되어왔다.

이국적인 것으로 가득차 있는 이 도시에는 대규모 바자, 향신료 시장,
모스크, 보스포루스 해협 등 어느 한 곳에만 관심을 가지기에는 볼 것이
너무 많다.

기차역이 있는 구시가지, 관공서와 여행사들이 모여 있는 베이올루지구,
아시아대륙에 속하는 위스퀴다르지구등으로 나뉘는데 관광객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는 곳은 구시가지이다.

비잔틴 제국시대의 왕국과 문화가 꽃피웠던 이 곳에는 톱카피궁전
소피아대성당 블루모스크 이스탄불대학등이 있다.

보스포루스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있는 톱카피궁전은 술탄과 그
여인들이 살았던 거주지이다.

궁 내부는 각 나라에서 술탄에게 보내온 보물 도자기 식기 옷 장신구 등이
전시되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보석전시장에 진열되어 있는 86캐럿짜리 다이아몬드와 7,000온스가 넘는
주먹만한 에메랄드를 박아놓은 체스 세트등은 입이 벌어질 정도다.

이슬람 성지인 메카 사원과 맞먹을 만큼 웅장한 사원인 블루 모스크는
기둥과 돔벽을 명암이 각각 다른 99가지의 진한 청색의 이즈니크 타일만으로
장식해 블루 모스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건물은 석양이 질무렵 강 건너 아시아 지구공원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또 빼놓을수 없는 곳이 이스탄불의 운명과 흡사한 성 소피아대성당이다.

기독교사원으로 지어져서 15세기 중엽 회교사원으로 탈바꿈, 현재는
박물관으로 그 운명을 바꾸었다.

현존하는 비잔틴시의 최장수 건축물이며 현존하는 교회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다.

조금 색다른 경험을 원하면 시장에 가보자.이스탄불대학 앞에 자리잡고
있는 그랜드 바자르시장은 4,000여개의 상점과 67개의 골목길로 이뤄진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시장이다.

규모가 너무 커서 출입구 찾기가 당연히 힘들다.

출입구만도 20여개다.

회교사원같은 돔으로 지붕전체가 덮여있다.

아시아지구도 돌아보도록 하자.

갈라타 다리 아래 페리 승차장에서 30분마다 페리가 출발한다.

유럽대륙에서 아시아대륙으로 배를 타고 건너는 기분을 즐기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 교통및 숙식정보 ]]]

터키의 주식은 빵과 양고기이다.

터키사람들은 주방에 가서 직접 요리를 보고 고른다.

우리에겐 전통음식인 케밥종류가 먹을 만하다.

산적구이 스타일의 쉬쉬케밥과 도나케밥이 있다.

양고기를 꼬치에 꿰어서 열판에다 돌리면서 구워 빈대떡 같은 빵에 야채와
함께 싸서 먹는다.

4계절이 뚜렷한 나라이나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서부와 남부는 겨울
에도 따뜻하고 비가 많이 온다.

국토가 넓고 지형이 복잡하여 지역에 따라 기후차이가 심한 편이다.

터키 통화 단위는 터키리라(TL)인데 엄청난 인플레이션 때문에 달러당
환율변동이 매우 심한 나라다.

한꺼번에 많은 돈을 바꾸지 않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서울~유럽 어느 도시에서나 이스탄불까지 운항한다.

싱가포르항공이 서울~싱가포르~이스탄불을 주2회 운항한다.

요금은 개인의 경우 미화 1,500달러,단체로는 1,200달러정도면 이스탄불
까지 왕복표를 구할수 있다.

유럽을 여행하던 중에 터키를 간다면 아테네를 거쳐 갈수 있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이스탄불까지 기차로 36시간 걸린다.

그리스까지는 유레일 패스로 무료이며 터키 국경을 넘어가면 차비를 받고
이스탄불의 구시가지역에 도착시켜 준다.

이스탄불에서는 유럽 어느 도시나 편도 100~150달러정도만 내면 전세
비행기를 타고 언제든지 돌아 올수 있다.

국제적도시인 만큼 전세계 체인 호텔이 즐비하다.

쉐라톤 라마다 프레지던트호텔등 일류호텔은 150~2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10명이상의 경우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예약하면 80~120달러선에서 이용
가능하다.

김정미 < 여행가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