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서와 튜닝(조율).

사업과 별 연관이 없어보이는 낱말들이다.

그러나 자동차를 튜닝하는 이색사업을 유망분야로 개척해가는 업체가 있다.

부산에 근거지를 둔 서울모터스사가 그 주인공이다.

차부품을 개량해 자동차성능을 1백% 발휘할수 있게하는 튜닝분야에서 국내
하나뿐인 업체이다.

이회사의 오영만사장(42)은 지난해 한국공인 카레이스챔피언에 오른
스포츠맨.

국내 최대카레이스팀인 용마의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무도 6단으로 3공시절에는 박대통령 경호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오사장은 지난 93년8월 레이스부품업계에 뛰어들었다.

언제까지 외국산부품만 쓸수는 없다는 생각에서 현역선수 신분을 유지
하면서 과감히 사업가로 변신했다.

3평짜리 지하창고에서 기술훈련생 2명을 데리고 제품연구를 시작했다.

국내에 이분야 전문가및 참고자료가 전무해 일본에 건너가 튜닝수업을
받았다.

미국 스포츠카를 구입, 절개해 고성능 고출력및 안전도의 노하우를
파헤치기도 했다.

창업 1년9개월만에 이회사는 종업원 25명 공장 2백평규모로 성장했다.

부산 용호동 공장인근에 자체연구소를 두고있고 하청업체가 40여개나 된다.

경북 김천에는 모터전용경기장도 운영하고 있다.

직접튜닝한 대우자동차 씨에로가 최근 아.태랠리챔피언전에서 우승하는등
연구개발의 결실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사세급신장은 튜닝에 대한 오사장의 연구열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직접 개발한 튜닝카를 레이스무대에 올려 우승을 빈번히 하자
레이서들이 당초의 불신을 깨고 이 회사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첫개발한 원통형머플러는 기존 트윈머플러를 대체하면서 인기품목으로
등장했다.

에어클리너 브레이크패드 안전벨트 클러치디스크등 50개 특허출원 품목중
실패작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오사장은 말한다.

"돈을 벌기위해 시작한 일은 아닙니다. 모터레이싱을 워낙 좋아해 완벽한
성능을 내는 일에만 관심을 갖다보니 연구 제조까지 손대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오사장의 사업에 대한 집념은 자동차경주 못지않게 강하다.

수익 전액을 연구개발에 쏟아 내년께 개발품목을 1백개로 늘릴 작정이다.

튜닝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일반차량용 튜닝부품도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튜닝한 스페셜카를 팔 계획도 갖고있다.

회사측은 최근 서울모터쇼에 출품, 놀라운 경험을 했다.

1만부정도면 족할 것으로 생각했던 카탈로그가 순식간에 동나자 모두
20만부를 급히 찍어 전량 배포할 정도로 일반의 큰관심을 샀다.

독일 일본 아르헨티나등 해외바이어로부터 수출상담 1백만달러 계약
70만달러의 실익도 올렸다.

내수기반을 다진 이 회사는 해외시장 개척을 과제로 삼고있다.

이를위해 이달말 서울 서초동에 대형직영매장겸 사무소를 개설, 바이어를
유치해 수출상담을 본격 벌일 예정이다.

"장래 자동차박물관을 지을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각종 경주대회 우승차
를 모두 보존하고 있어요. 모터스포츠사에 한페이지를 장식할 날이 올까요"

소탈한 성품의 오사장이지만 꿈은 야무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