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와 삼성 LG 대우 쌍용 효성등 주요 그룹이 해외영업부서에 내린
특명이다.
구매력을 갖춘 소비인구가 3억명(전체인구 94년말 9억명)에 달하는 인도를
중국에 버금가는 중요 타켓시장으로 잡은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91년7월 인도정부의 개방정책 발표뒤 현지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인도당국이 올연초 외국자본유치를 골자로 한 신경제정책을 내놓자
앞다퉈 인도진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인도행 항공편을 잡기 어려울 정도라면 "인도러시"강도를 실감할게다.
국내 기업들이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중국으로 몰려가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대기업의 인도진출전략은 기존 시장의 개척과 함께 신상품 수출의 확대,
또 현지에서 전자와 화학 섬유분야등의 합작투자사업을 벌이는것.
재계는 임원급을 단장으로 한 5-20명의 대규모 투자조사단을 현지에 파견,
뉴델리(수도)와 마드라스 봄베이 켈커타등에 대한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기존 인도내 영업망의 확충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다.
(주)쌍용은 27일 이용해부사장을 단장으로 한 5명의 인도시장조사단을
파견했다.
이들은 오는 6월3일까지 인도에 머물면서 뉴델리(79년)와 봄베이(94년)지사
의 자료를 토대로 시멘트와 정유플랜트등의 현지 수출확대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효성물산도 28일 설순옥상무를 단장으로 한 6명의 인도시장조사단을 파견,
봄베이지사인력과 공동으로 봄베이와 뉴델리등에서 시장조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LG그룹은 지난달말 변규칠해외사업추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15명의
대규모 인도시장개척단을 파견, 라오인도수상을 면담하고 전기전자 석유화학
통신분야의 현지 진출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종합상사는 기존 뉴델리와 봄베이외에 마드리스와 켈커타등에 지사를
신설하는 문제와 건설 종합상사 중공업등이 공동으로 화력발전소를 건설
하는등 현지 인프라사업 참여를 검토중이다.
이런 인도시장조사가 활발한 가운데 "탐색단계"를 넘어서 구체적인 사업을
전개하는 업체도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연초 인도정부가 실시한 공개입찰에서 인도내 16개
지역에 대한 무선호출(삐삐)사업권을 따내 통신분야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우자동차는 지난해 6월 인도 뉴델리의 자동차생산회사인 DCM-도요타사와
2억달러 규모의 합작공장을 설립, 연산 2만5천대의 르망을 합작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말까지 연산 5만대 생산규모로 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다.
대우전자도 인도의 앵커사와 2년간 4천만달러 규모의 냉장고 TV 라디오등의
전자.가전제품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 한일합섬이 지난해 5월 봄베이에 합작투자회사를 설립 가동에
들어간 것을 비롯 동양정밀 삼우 삼영전관 성신정밀 창윤공업 한솔제지
대한전선 동인석재산업등이 현지 기업과 공동으로 무선전화기 봉제완구
알미늄캔 안테나등을 생산하고 있다.
효성물산 강담규기획이사는 "미국과 일본의 인도투자가 가장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하고 "우리 기업들은 인도시장에 선진국과 차별화된 상품을
수출하고 사회간접시설건설에 적극 참여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인도가 본격적인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하면서 세계은행
(IBRD) 국제통화기금(IMF)등 국제금융기관이 인도의 경제성장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고 선진국마저 인도를 "새롭게 부상하는 최대시장"
으로 간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2천5백억달러로 아시아 국가중 일본
중국 한국에 이어 네번째이다.
또 개도국 가운데서 중국에 이어 두번째(미국 매킨지조사 결과)의 구매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 91년 이후 지난해말까지 전자.전기분야 15건, 화학.
의약품 13건, 기계.금속 17건, 섬유.완구 14건등 모두 3천6백2천만달러를
인도에 투자했다.
<김영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