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무성하던 금융산업개편 방안에 대한 정부방침발표시기가 6월말로
정해졌다.

구체안이 제시되지 않아 금융계가 불안해 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서둘러
기본적인 개편방향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관련법을 고쳐야 하는 사항이어서 어차피 내년에나 시행할 작업
이지만 각 금융기관이 미리부터 대응할 수 있도록 방안은 미리 내놓겠다는
얘기다.

아직은 여러가지 밑그림들이 ''시나리오''식으로 나돌고 있어 업무영역조정
이나 통폐합내용을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관계자의 ''주장''과 용역을 진행중인 관련연구기관들을 통해
재정경제원의 기본적인 ''시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방안중 유력한 내용을 개편과제별로 정리했다.

<>.증권/투신사간 영역조정 =증권사와 투신사의 상호진출은 현재
여러가지의 시나리오가 있기는 하나 우선 복수의 증권사가 컨소시엄으로
자회사 형태의 1개 투신사를 설립토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한국 대한 국민 등 3투신사의 판매조직과 운용조직분리는 당초 방침대로
추진하되 해당사가 원치 않을 경우엔 현체제를 유지, 증권계열 투신사와
경쟁토록 하는 방향으로 골격을 잡아가고 있다.

3대투신에 대해선 판매/운용분리여부를 자체결정토록 한다는 것이다.

지방5개투신사는 판매조직을 떼어 각각 5개의 증권사를 세우되 운용조직은
하나로 통폐합해 하나의 투신사로 세운다는 구상이다.

이와함께 투자자문사에 일임매매를 허용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경우 투자자문사엔 증자를 허용할 방침이다.

<>.투금사의 종금사 전환 = 단자업무와 종금업무를 통합해 특화된 종금사
를 만든다는게 기본구상이다.

서울 8개단자사와 지방 7개단자사는 단기금융 국제금융 기업금융에 특화된
3개 영역으로 나눠 종금사로 전환토록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종금사로 전환하지 않는 회사는 단기금융에 특화시켜 단자사의 주업무인
콜자금중개를 주로 맡게 한다.

국제금융을 주로 하는 종금사는 외환 리스 해외투자 국제금융업무지원등을
담당토록할 방침이다.

기업금융전담사는 리스 기업어음(CP) 등을 주로 다룬다는게 기본 방향
이다.

<>.은행대형화 = 은행부문에선 대형화와 신탁구조개편이 핵심과제다.

아직 은행의 합병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는 않지만 홍부총리가
이날 강연에서 일본과 미국의 은행통폐합문제를 강조한 것으로 보아 은행의
합병을 통한 대형화에 대한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재경원 고위관계자는 "은행 통폐합에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는 없지만
현행 ''금융기관 합병및 전환법''으로는 제도적 틀이 미흡하다고 본다"며
"합병에 따른 세제혜택을 조세감면규제법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또 합병에 따른 인력감축효과를 거두기 위해 경영합리화 목적으로 정리
해고를 허용하는 방안을 노동관계법개정에 반영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확정금리를 내세워 최근 날로 비대해지고 있는 은행 신탁대출에 대해서도
일단 은행계정처럼 동일인여신한도를 6월까지 설정하기로 했다.

은행계정의 동일인여신한도는 대출의 경우 자기자본의 15%, 지급보증은
30%로 정해져 있다.

확정금리부신탁은 불특정금전신탁을 내년부터 폐지토록 한데 이어 개발
신탁에 대해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일본처럼 은행의 신탁계정을 분리해 별도의 신탁은행을
세우는 방안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사금융양성화 = 대금업제도를 도입하느냐의 여부가 관건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용역결과가 나오는 6~7월께 최종방침을 확정할 예정
이지만 현재로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대금업법을 제정해도 사금융양성화에 한계가 있고 수많은 대금업회사를
관리할 방안도 마땅치 않은데다 상호신용금고 등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이밖에 보험업은 일단 상해 질병 간병 등 생손보간 회색지대에 대해 상호
진출을 허용키로 했다.

앞으로 생손보간의 칸막이는 더 허물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보험사의 자산운용에 ''자율운용자산제도''를 도입해 자산의
일정범위까지는 부동산 주식 대출비율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고 성과가
좋으면 자율운영할 수 있는 자산의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