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정부의 잇단 부양의지표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바닥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침체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분분하다.

그러나 대체로 시중금리상승세와 경상수지적자에 촛점이 맞춰지는 것 같다.

시중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채권과 대체관계에 있는 주식시장은
타격을 받기 마련이다.

증권가에서는 3년짜리 은행보증회사채를 기준으로 수익률이 연15%선을
넘어서면 주식시장의 최대악재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회사채수익률은 14.9%선을 웃돌고 있어 주식시장을 억누르는 하나의
힘이 되고 있다.

경상수지와 주가.

국내주식시장의 경험을 볼 때 경상수지가 흑자일 때는 주가가 상승하는 등
둘사이에는 정(+)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상수지와 주가가 상관관계를 갖는 것은 기업의 수익성과 금융비용을
통해 이뤄진다.

경상수지는 무역수지와 무역외수지,이전거래로 구성되지만 사실상
무역수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경상수지가 적자라면 무역수지의 적자를 의미하고 이는 곧 수입이 수출
보다 많아 국내기업들의 자금사정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나 영업수익을 줄임으로써 주가를
떨어뜨리는 연결고리를 갖는 것이다.

또 기업들의 자금사정악화는 시중금리를 끌어 올리는 효과도 있어 주식
시장의 매수자금(유동성)을 위축시킨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지난 1.4분기에만 37억5천만달러로 분기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한해동안의 적자폭인 47억5천만달러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연구소마다 추정치는 다르지만 올해 국제수지적자폭은 작게는 66억달러에서
많게는 8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역수지만 놓고 보면 4개월에서 1년정도를 앞서서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무역수지는 적자폭이 다소 축소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4분기에 월평균 14억달러를 웃돌았던 무역수지적자는 4월에 8억9천5백만
달러에 그쳤다.

그렇다고 당장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힘든 실정이다.

수출이 3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의 경쟁적인 시설투자로
자본재수입이 줄지 않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자동차등 사치성소비재수입도
급증,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엔고에 따른 경쟁력제고효과는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원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포스코경영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원화환율이 달러당 7백16원이
될 때까지는 전체업종이 엔고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계속적인 원화절상은 기업들의 설비투자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여
무역수지개선과 시중금리안정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따라서 무역수지적자폭이 줄기 시작한 이상 경상수지도 5월경부터는
적자폭축소로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의 반전이 가시화되면 시차를 감안할 때 9~10월까지는 주식시장
의 조정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동안 주식시장은 에너지를 축적하면서 재상승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6월말의 선거를 앞두고 증시안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7월들어서는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로 외국인투자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주식시장의 수요기반은 더욱 튼튼해 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엔고에 따른 경상수지적자폭축소와 외국인을 필두로 한 매수세력강화
로 주식시장은 하반기에 접어 들면서 본격적인 상승궤도를 탈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기대다.

경기가 성장세둔화로 연착륙을 할 경우 하반기에 시작되는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97~9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