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마단창"의 이명박의원이 "김심"을 등에 업은 정원식전총리를 꺾기는
역부족이었다.

12일오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자당 서울시장후보경선은 지난
1일의 경기도지사후보 경선에 이어 적어도 민자당에서는 "김심"을 거스러는
이변은 일어나지 않음을 입증.

이날오후 48개 기표소별로 투표가 끝난뒤 오후 5시께부터 시작된 개표에서
초반부터 정전총리는 6대4의 비율로 이의원을 꾸준히 앞서갔고 한때 5.3대
4.7까지 간격이 좁혀지기도 했으나 막판에 표차가 다시 벌어져 이의원의
추격을 따돌리는데 성공.

정전총리의 당선은 서울시의 지구당위원장 분포등 당내 역학구도로 볼때
당연한 귀결이라는게 대체적 관측.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낙점"받은 정전총리로서는 이의원의
반발로 뜻하지 않게 치르게 된 이번 경선은 질래야 질수없는 한판이었던
셈.

여권핵심의 "권위"가 손상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은 민주계 지구당위원장
들을 중심으로한 여권핵심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어졌고 이는 경선과정
에서 줄곧 불공정 시비를 낳기도.

특히 선거관리를 맡은 서울시지부가 선거인명부를 투표당일까지 이의원측에
인도를 거부, 사실상 이의원의 손발을 묶어놓은 것은 이번 경선의 의미를
크게 희석시키는 행위로 어떤 이유로도 비난을 면키어렵다는 지적.

<>.정전총리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가진 회견에서 "이번 경선이 결선에서
가장 큰 힘이될 것"이라며 "오늘의 선례가 공당의 전통이 돼야한다"고 강조.

정전총리는 승인에 대해 "대의원들이 패기보다는 국정운영경험을 가진
행정력이 시정을 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것 같다"고 분석한뒤
이의원에 대해서는 "다음 총선에서 종로구에서 반드시 당선돼 당의 중진이
될 수 있으며 당을 위해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언급.

정전총리는 이어 "비록 시장선거에 후발주자로 참여했지만 내 소신대로
성실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하면 반드시 승리할것"이라고 장담.

한편 경선에서 패한 이명박의원은 정전총리의 손을 잡아 들어보이며
"정후보를 중심으로 힘을 합쳐 6.27 본선에서 승리할수 있도록 하자"고
말해 대의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이날 정견발표에서 정전총리는 원고없이 20분동안 출마의 변을 밝힌
반면 이의원의 경우 연설내용은 호평을 받았으나 긴장한 탓인지 "완급"
조절을 못해 호소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지적.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정전총리는 "이자리에 서기 위해 내 생애에서 가장
무겁고 어려운 결단을 했다"면서 자신의 경선수용에 의미를 부여.

정전총리는 "서울시정은 국무총리실이 직할하게 돼있다"며 "총리재임시
시정에 깊이 간여하면서 누구보다도 서울시문제를 잘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고 강조.

이의원은 "서울은 안전에 관한한 지금 총체적 난국에 처해있는 만큼
작업복에 헬멧을 쓰고 현장을 누빌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호소.

이어 이의원은 "김심"을 겨냥한듯 "대의원 여러분은 누구의 영향도, 누구의
간섭도 받아서는 안된다"며 본선에서 이길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


<>.정전총리와 이의원은 후보선출대회에 앞서 오후 1시께 나란히 행사장에
도착, 입장을 위해 줄지어 서있는 대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마지막
으로 한표를 당부.

정전총리는 도착직후 대의원들과 인사를 나눈뒤 귀빈실로 직행, 앞서
와있던 이세기서울시지부위원장 서상목보건복지부장관 김영구 서청원의원등
지구당위원장들과 환담하며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

이의원은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1백여명의 지지
대의원들의 연호속에 행사장주변을 한바퀴 돌며 분위기 장악을 시도.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