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오는 2010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입,액화천연가스(LNG)복합
화력발전소등 민자발전사업에 본격 참여하겠다는 청사진을 지난달말
발표했다.

LG는 이를 위해 관련회사 임원들이 참여하는 "민자발전 사업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또 진작부터 민자발전사업 참여를 공식 선언했던 대림그룹은 지난 3월
그룹차원의 LNG사업추진단 사장에 선우현범 전한국기술공업사장을 영입,
사업참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가시화시켰다.

민자발전 사업진출을 위한 국내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전담팀을 구성하는가 하면 <>부지선정과 <>컨소시엄 파트너 물색
<>해외기술협력선 타진등 그동안의 물밑작업을 수면위로 끌어 올려 본격화
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우선 추진키로 한 50만KW짜리 유연탄화력 2기, 40만KW급
LNG복합화력 2기등 4개 민자발전소의 사업자 선정지침이 이달중 확정될
예정인데다 업체 최종선정 시한도 금년말로 임박한데 따른 것이다.

시장선점을 위해선 이들 4기의 민자발전소 수주가 필수적인 만큼 여기에
전력투구를 한다는 자세다.

대기업 그룹들은 너나 할것 없이 민자발전사업에 이미 눈독을 단단히 들여
왔었다.

현대그룹은 건설과 중공업을 중심으로 민자발전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사업본부 임원들로 짜여진 SOC추진위원회를 가동중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미국의 포스터 휠러사와 발전소 건설에 관한 기술을
협력키로 합의했고 충남 당진을 유력한 후보 부지로 검토하고 있다.

대우그룹은 군산.장항공단 근처에 유연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잡았고 이외에도 2~3개 지역을 대상으로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마친 상태다.

선경그룹도 건설 유공 해운 그룹경영기획실등 멤버를 주축으로
SOC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여기서 민자발전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한진 동아 한화 한라 한보등 대기업그룹들 뿐아니라 삼환기업
대성산업등 중견그룹들도 민자발전 참여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이처럼 민자발전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민자발전사업 자체가 당장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어서다.

우선 해외발전소 수주의 발판이 된다는게 가장 큰 매력이다.

국내에서 실적을 쌓아 중국 동남아등 수익성 있는 해외발전소 건설수주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사실 국내 민간기업들은 그동안 발전소 건설실적이 없어 해외에서
발주되는 대형발전소 건설 입찰자격심사에서 번번이 탈락했던 터이다.

또 LNG인수기지등 관련 사업에 뛰어 들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현재 LNG공급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가스공사가 민영화될 경우
LNG복합화력발전소를 갖고 있는 것은 상당히 "유리한 고지"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이외에도 민자발전 참여에 따른 부수효과는 얼마든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일석이조 내지 삼조의 효과를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기업들의 민자발전사업 참여가 생각처럼 "누워서 떡먹기"만은
아니다.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막대한 자금동원이 적지 않은 부담이다.

정부가 민자유치로 건설하려는 50만Kw짜리 유연탄화력발전소의 경우 1기당
건설비만 7천억원 정도를 쏟아 부어야 한다.

40만 용량의 LNG복합화력발전소도 1기당 3천억~4천억원의 건설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기간도 짧게는 3~4년(LNG복합화력)에서 5년이상(유연탄화력)씩이
걸리는 초대형 프로젝트들이다.

당장 돈벌이가 짭짤한 사업도 아닌데 이 정도의 자금과 시간을 투자한다
는게 쉬운 일이 아님엔 틀림없다.

또 민자발전 사업자로 선정된다 하더라도 입지선정에서부터 건설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처음인 만큼 초기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전기요금이야 빤히 정해져 있어 생산한 전력을 비싸게 팔 수도
없는 노릇이다.

"처음 몇년간은 밑지는 장사를 할지도 모른다"(통상산업부 관계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그래서 몇몇 기업들은 컨소시엄의 형태로 민자발전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분산 차원에서 관심기업끼리 "전략적 짝짓기"를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그 구체적인 윤곽은 정부의 사업희망자 신청시한인 오는 11월께나 드러날
전망이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