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남성복의 포인트는 "순수 자연풍". 색상 재질 형태 모두가
순수함의 강조에 맞춰진다.

남성복 매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세퍼리트재킷(콤비), 캐주얼의
색상은 연한 베이지.염색을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의 순수자연색이
특징이다.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자연색물결은 올들어 전세계적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물들이지 않은 면을 사용하는 패션관계자모임이 만들어질
정도. 재질 또한 마찬가지. 예전에는 구겨진 옷을 입으면 깔끔치 못한
인상을 준다는 점때문에 면 마등의 옷은 반드시 날이 선듯 다림질을
해 입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달라졌다.

자연스러운 것, 인위적인 힘을 가하지 않은 것을 좋아하는 풍조와
함께 100% 면 린넨의 구김가고 흐트러진 느낌을 그대로 수용한다.

소재의 혼합도 증가추세를 보인다.

혼합소재는 단일소재보다 훨씬 부드러운 주름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사랑받고 있다.

봄여름의 기본소재인 쿨울(cool wool)외에 울과 린넨,린넨과 비스코스,
코튼과 린넨등의 혼합재질이 올여름 남성복 소재의 주종. 자연스러움은
스타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종래 딱딱하고 크던 콤비재킷의 어깨패드는 작고 얇아지고 캐주얼에서는
아예 없어지기도 한다.

디자인은 3단추가 여전히 강세이며 한걸음 더 나아가 4단추 5단추짜리
(차이나칼라)까지도 등장했다.

편안함 또한 디자인의 중요요소.대부분의 경우 실내에서 재킷을 벗으면
특별히 배가 나오지 않았어도 배부분에 신경이 쓰여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거꾸로 마른 사람은 빈약해 보일까 걱정한다.

이때 요긴한 옷이 조끼. 여성복에서와 마찬가지로 베스트(조끼)가 주요
아이템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가장자리를 패치워크 혹은 테이프스타일로 처리한 베스트는 이제 직장
에서도 쉽게 볼수 있는 옷.야외에 나갈 때는 깔끔한 이미지의 차이나칼라
셔츠에 스웨터르 걸치면 낮에 벗어 허리부분에 매기도 하는 등 다소 튀는
멋진 패션을 연출할수 있다.

< 조정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