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서울시장후보 인선문제와 관련,외부인사를 영입.추대하는 방안과 경선
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해온 민자당이 27일 경선쪽으로 가닥
을 잡았다.

서울시지부장인 이세기의원은 이와관련,이날오전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명실상부한 경선을 거쳐 후보를 내세워야만 "본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지구당위원장단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당정세분석위 회의에서도 공명정대한 경선으
로 서울시장후보를 선출해야한다는 입장을 정리,당지도부에 건의했다.

당지도부는 경선여부에 대해 아직 딱부러진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오는 5월3일 조순전부총리 조세형 홍사덕 이철의원간에 4파전을
벌이기로 후보경선구도를 일찌감치 확정한 민주당측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경선과정을 통해 바람몰이를 하는수 밖에 없다는게 대체적인 기류다.

이날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시.도지사후보 대부분이 단일
후보로 결정되었으나 경선지역으로 결정된 지역은 경선다운 경선을 국민들
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
다.

경선구도는 일단 일찌감치 경선후보 도전장을 낸 이명박의원과 영입케이스
인 정원식전총리간의 대결로 압축되는 형국이다.

당내에서는 김대통령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전총리에 대해 "행정능력을
갖춘 인격자"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그의 영입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언급이 추대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덕룡사무총장이 이날 "총재가 정전총리에 대해 개인적인 평가를 한 것이
지 당후보라고 말한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한 대목은 시사하는 바
가 크다.

정전총리를 영입하더라도 후보확정과는 별개 문제이며 후보는 경선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특히 당일각에서는 박찬종의원의 막판 영입 가능성쪽에 여전히 무게를 싣고
있기도 하다.

이회창전총리의 영입문제도 완전히 끝난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고 나웅배
통일부총리를 경선에 참여시켜야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재계와 빈번한 접촉을 갖고있는 진영에서는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을 영입하는
게 어떠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이의원과 정전총리간 경선구도에 변수로 작
용할 공산도 없지않다.

한편 서울시장후보경선에 정치인으로서의 승부수를 던진 이의원은 이날 "어
떤 경우든 경선은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며 "공정한 경선은 선거캠페인 과정
에서 파괴력을 발휘할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이의원은 특히 "경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이 상당히 어려운 지경에 처할
것으로 본다"며 "공정한 경선을 이끌어내는데 필요하다면 의원직부터 내놓
고 원외지구당위원장으로서 경선에 임할 각오가 돼있다"고 피력했다.

<김삼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