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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 앞서 뛴다] (6) 플렉시블 생산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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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 설계도면으로 기계를 조립생산하는 한 대기업의 기술자들이
    셀프모터부품의 도면에 LBW라는 용어가 나오자 크게 당황했다.

    이들은 LBW가 레이저빔용접이란 정도의 뜻은 알았지만 LBW가공기술을
    제공할 만한 국내업체를 찾을 수 없었다.

    국내에서 레이저가공기를 생산하는 대기업이 많았지만 모터부품을 조립할
    만큼 빔거리를 조정할 수 있는 가공기를 발견할 수 없었다.

    수소문 끝에 이들이 알아낸 기업은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한광이란
    조그만 기업.

    한광은 이 기술을 주문받은지 5일만에 완벽하게 처리해 주었다.

    알고보니 한광은 만만찮은 기업이었다.

    레이저빔가공기분야에서 국내최대업체라는 것이다.

    종업원 40여명의 회사로 이같은 위치를 확보한 사실에 더욱 놀라고 말았다.

    한광이 첨단기술분야에서 대기업을 제압할수 있었던 것은 플렉시블생산체제
    를 가지고 있음도 간파했다.

    플렉시블생산체제란 어떤 것인가.

    한광의 계명재사장은 "양산체제와 달리 첨단제품을 수요자의 요구에 즉시
    공급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대기업들은 양산화를 추진하는 바람에 특별한 수요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

    반면 중소기업은 양산체제를 갖추되 기본틀을 변형할 수 있는제품에 즉시
    응해즐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넥타이 생산업체인 아벨로는 지난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가지의
    디자인에 대한 주문량이 1만~2만개정도였으나 요즘은 1백~2백개로 주문량의
    단위가 1백분의 1로 줄었다고 밝힌다.

    전체주문량이 같더라도 단위별 디자인이 다양해야만 국제시장에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다양한 요구에 충족할 수 있게 플렉시블생산체제를 갖춘 업체들은
    대기업들의 사업영역침투에 겁내지 않는다.

    중소기업의 특성을 살려 한발 앞서 나아가고 있다.

    군포 있는 단석산업은 고도의 정밀화학품목을 플렉시블체제로 생산한다.

    이 회사는 대기업으로서는 도저히 갖출 수 없는 소량의 화공약품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단석이 생산해낼 수 있는 화공물질은 약4백50여가지.

    이처럼 품목이 다양하지만 품목별 수요량은 극소량에 불과하다.

    화공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리사지만 해도 1백20여가지가 된다.

    플라스틱업체들이 요구하는 PVC안정제도 50여가지가 있다.

    페인트회사가 요구하는 촉매제도 마찬가지여서 30여가지에 달한다.

    수요자들마다 꼭같은 제품을 요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회사는 기본양산라인 가운데 별도의
    브랜치라인을 만들어 용도별 색상별 반응별 각종제품을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대전에서 볼트및 너트류를 생산하는 진합정공은 플렉시블시스템을 자동화한
    업체로 유명하다.

    볼트와 너트는 용도에 따라 자동차부품 건자재 기계부품 가구부품
    가전부품등에 다양하게 쓸 수 있는 품목이다.

    용도별로 길이 강도등이 달라야 하기 때문에 일반양산체제를 갖추기엔
    부적합하다.

    따라서 이 회사 역시 본라인과 연결된 서브라인을 만들어 볼트의 크기나
    모형에 따라 각각 다른 통로에서 제품을 받아낸다.

    대기업의 경우 이러한 플렉시블시스템은 자동차업종에서 가장 앞서 있다.

    그러나 수요자의 옵션에 따라 해치백으로 바꾸든지 알로이 휠을 달거나
    에어백ABS등을 장착하는 정도의 신축성에 그치고 있다.

    이에 비해 중소특장장비업체들은 유압능력등만 양산라인을 갖추었을 뿐
    쓰임새에 따라 크레인 고소작업용등으로 각제품마다 다른 사양을 만들어낸다.

    극동운반기계를 비롯 수산특장등은 완벽한 플랙시블체제를 갖추고
    수요자들의 주문에 응하고 있다.

    이처럼 플렉시블생산체제를 만든 덕분에 알리막 히아브 캐터필라등
    해외기업들도 특장분야에서 만큼은 국내시장을 충분히 뚫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플렉시블생산이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꿈을 키워주고 있다.

    새 희망을 안겨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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