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

지난해 11월초에는 3조7천억원을 상회했던 고객예탁금이 현재 2조1천억원
수준으로 최근 5개월동안 1조6천억원이 감소했다.

일반투자자들이 주가급락에 따라 고금리상품이나 간접투자쪽으로
돈을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또 외국인매도와 유상청약규모의 증가도 고객예탁금을 갉아먹었다.

고객예탁금이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이다.

여기에는 위탁자예수금 저축자예수금 수익자예수금 신용거래설정보증금
등이 포함된다.

고객예탁금은 주가등락의 지표로 이용된다.

예탁금이 늘면 흔히 주가가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대개 예탁금은 증시가 좋아진 다음에 커지는 게 보통이다.

주가등락을 미리 알려주는 지표가 아니라 주가등락 다음에 움직이는
이른바 후행지표라는 얘기다.

또 예탁금의 구성내용이 다양해 예탁금전부를 주식매입을 위한
대기자금으로 보기도 어렵다.

고객예탁금에는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 남은 자투리돈,주식을 팔아
들어온 대금,채권만기로 상환된 것을 미처 찾아가지 않은 자금등도
들어 있다.

고객이 맡긴 돈을 증권사는 금융채 보증사채 통화채 투신사수익증권
콜론등의 재원으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현금 또는 예금으로 보유한다.

증권사는 그 대가로 고객에게 이용료를 지불한다.

현재 예탁금이용요율은 연1%이다.

증권당국은 증시규제완화책의 하나로 예탁금의 이용요율을 3~4%로
올릴 것을 검토중이다.

예탁금이용요율은 93년1월 연5%에서 4%로 하향조정된데 이어 94년2월
다시 1%로 낮아진바 있다.

증권회사는 고객들의 예탁금 인출에 대비,예탁금의 일부(10% 고객예탁금
반환준비금)를 한국증권금융에 의무적으로 예치한다.

< 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