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증권가의 모든 정보를 모아 가치있는 정보를 찾아내고 그것을
다시 증권가에 알린다.
어떤 정보라도 정보맨의 관심을 끄는 것은 주가에 "뭐가 약이 될
지 모른다"는 이유때문이다.
그러나 정보맨은 가장 오보를 많이 내는 언론인이기도 하다.
정보맨의 나날은 진실과 거짓정보가 난무하는 증권가에서 진짜 정보를
찾아내는 고된 작업이다.
증권업계 최초의 정보맨으로 불리는 H증권 S상무는 "정보는 증권시장의
세포"라고 말한다.
정보가 활발히 움직일때 증시라는 생물도 활기가 넘치지만 정보유통이
막히거나 악성정보가 돌아다닐 때는 증시도 중병을 앓게된다는 지론이다.
증권가를 누비는 정보맨들도 그의 지론에 공감한다.
그래서 그들은 최근 증권당국이 확인되지 않은 루머유포를 단속
하겠다는데 대해 회의적이다.
더욱이 증권사의 기업실적추정등을 막는 것은 기업가치의 주가반영이란
자연스런 과정까지고 막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증권시장은 생각을 사고 파는 곳이다.
생각의 재료가 되는 정보의 흐름을 막는다면 바보들의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주식이 1백만주 거래됐다면,앞으로 주가가 내리리라고 생각한
투자자의 매도와 오르리라고 생각하는 투자자의 매수가 만난 결과이다.
정보맨들은 증권당국이 증권가의 생생한 정보유통을 단속하기보다는
저질 유언비어(루머)가 나올 제도적 소지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보맨들은 공시제도의 정비,강화가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또 기업실적에 대한 구구한 억측을 불식시키려면 분기마다 영업보고서가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야 정보맨들이 기업의 도구로 이용돼 "오보"를 내는 것도 막을
있다는 것이다.
C기업은 주가를 단기적으로 올리면서 거래를 일으키고 싶었다.
대주주가 급히 자금을 마련하고 과다한 대주주지분도 줄이기 위해서였다.
C기업의 노회한 대주주는 증권가의 정보모임에 버스매연방지용의
획기적인 신제품을 개발했다는 설을 흘렸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기업IR(투자자설명회)실시도 발표했다.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주식을 매도한 C기업의 대주주는 IR현장에서
"신제품은 오는 97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보맨들이 깨끗이 당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을 중심으로 정보의 내용이 바뀌는
추세를 이용했던 웃지몰할 정보도 나온다.
지난해 제약주들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의 일.국내 굴지의 모
제약회사가 최첨단 항암제를 개발했다는 소식,정확히는 임상실험을
거의 끝내간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런데 다른 제약주들과 함께 잘 나가던 이 회사주식이 하루는 외로운
하한가로 급반전했다.
임상실험에 쓰이던 모르모트(기니아 피그)가 개발 약품을 주입했는데
모두 죽었다는 정보였다.
그러나 그 제약회사 주가는 다음날 다시 상한가에 돌입,투자자들을
의아스럽게 만들었다.
이유인즉,죽은 줄 알았던 모르모트는 약이 강해 한동안 기절했다는
것.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보도하는 정보맨이 많고 정보유통의
제도적 구조도 엉성하다는 얘기다.
증권당국과 정보맨이 함께 노력하지 않고는 증권가오보와의 전쟁에서
정보맨들이 설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진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