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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은 18일 한국노동교육원과 공동으로 대구은행본점 대강당
에서 "노사 새지평을 열자"를 주제로 대구지역 노사협력사례발표회를
가졌다.

3백여명의 지역노사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는
손순호대구은행노조위원장과 양재열대우전자사장이 협력사례발표에
나섰다.

김정남성균관대 경영대학원장은 이날 "노사협력의 시대적당위와
추진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무한경쟁시대의 21세기를 맞아
노사모두가 경쟁력을갖추는 현장을 만들자"고 역설했다.

<편 집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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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노사는 오늘날 협력적노사관계를 정착시키기까지 많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은행경영진은 평소 노조간부를 하급직원으로,조합원을 머슴대하듯하면서
"노동조합은 귀찮은 존재"라는 인식도 갖고있었다.

노조측도 무성의한 경영진의 태도를 비난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2년전 신임행장의 취임과 함께 노사관계는 변하기 시작했다.

우선 경영진은 과거와 달리 노동조합을 동반자로 인식하기시작했으며
상하직급간 갈등의 골을 치유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경영진의 이같은 태도변화에 따라 노조도 대화와 협력을 존중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과거의 노사관계와 달라진점을 예를 들면 종전에는 노사협상테이블없이
실무자협의에 이어 최종서명서에 노조대표자가 날인하는 형태로 진행
됐으나 지금은노사동수로 구성된 협상테이블에서 진지한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낸다.

또 그동안 사고위험 재원낭비등을 이유로 시행되지않았던 "노사화합
전직원단합행사"도 매년 열리고있다.

정기적인 노사협의회와 별도로 한달에 한번씨 노.사간담회를 열고
직급별 희망대상자를 중심으로 "은행장과의 대화"자리를 마련한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임금수준도 최근 3년동안 일반은행중 최상위권수준으로 상향조정됨으로써
조합원들의 사기가 크게 올랐다.

우리노동조합은 이제 노사대립의식에서 탈피,공존의식과 생산성향상이
곧 분배의 극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절감하고있다.

투쟁적 조합주의활동은 노사모두에게 파멸을 가져온다는 공감대도
형성되었다.

그렇다고 노동조합이 비판없는 협조만을 내세우는 것은 자칫 조합원들의
땀과 노력을 사장시켜버릴수 있다.

따라서 생산측면에서의 협력적관계와 분배측면에서의 대립적관계를
조화시켜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우리은행의 노사관계역사에서 볼수있듯이 상호불인정자세는 결국
긴장과 갈등을 유발하고 대립을 극대화한다.

대화와 협상,타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우선 상대의 실체를
인정하는데서 출발해야한다.

화합분위기는 곧 생산성의 증가를 가져오고 분배의 몫도 확대된다.

우리회사의 노사관계는 노사협력모델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