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물의 신축이 붐을 이루면서 이들 건물에 의무적으로 설치하기로
돼있는 환경조각등 미술장식품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미술장식품들이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도시환경개선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1%미술장식품설치 규정은 도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미술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기위해 마련된 제도.

지난 84년 제정된 건축법 제2조9항에 의거,마련된 이규정은 일정규모
이상의 건물(연면적 6,000제곱미터이상 또는 6층이상, 서울의경우
1만제곱미터이상 또는 11층이상)신축시 건축비의 1%를 환경조형물설치에
사용토록 명시하고 있다.

이규정은 그동안 권장사항이었으나 조례나 시행령등을 통해 사실상
의무화되어 왔으며 지난해말 개정된 관련법에 의거, 오는 7월부터는
권장사항에서 의무조항으로 전환된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서울시내에만 약 1,500여점의 환경조형물이
설치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지난 한해동안만 해도 116점이 새로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건축물이 점차 대형화되면서 설치비용 또한 규모가
커지는 추세.

지난해 완공된 서울역앞 연세세브란스빌딩은 10억원상당의 비용을
들인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5월 강남 테헤란로에 들어설 포항제철사옥의경우 건축비가
무려 2,700억원에 달해 27억원어치의 미술장식품들을 설치할 예정이다.

대형건축물의 미술장식품설치를 의무화한 이른바 "1%장식품규정"은
구미각국의 경우 도시미관을 위해 3%까지 할애하고 있는곳도 있어
법안자체는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

그러나 이제도는 올해로 시행 11년째를 맞고있으나 그동안 운영과정상
많은 문제점을 노출, 도시환경을 개선하기는 커녕 오히려 흉물만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이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공공미술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이 미미하기 때문.

특히 작품성과 예술성보다 양과 가격을 따지는 건축주의 몰이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건축주들의경우 대부분 건축양식이나 주변환경과의 조화등을 고려하지
않은채 무조건 유명작가들만 선호하는 성향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브로커들이 개입, 작가와 건물주사이에서 가격담합및 조작등
각종 비리들을 저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일부 유명작가들은 거액이 오가는 만큼 예술성은 무시한채
덤핑제작에만 열을 올리는 경우마저 있다는것.

미술관계자들은 이제도가 본래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려면
무엇보다 환경미술에 대한 포괄적이고도 다각적인 심의제도를 도입,
브로커개입등 운영과 관련된 비리들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