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원자재 가격은 비철금속을 중심으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국제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기업의 제조원가도 상승할 수 밖에 없어
관련업체의 수익성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93년을 기준으로 볼때 원자재 수입금은 4백44억2천만달러로 전체
수입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주가의 기본바탕이 해당기업의 실적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주식투자자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동향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원자재가격이 급등세를 보인데는 우선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수요가 늘었던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투기자금이 원자재 시장에 유입됐다는 시장 외적인
요인이 더 큰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재고량과 가격동향을 살펴보면 이같은 분석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말을 기준으로 LME에서 거래되는 6개 비철금속의 재고량은
전기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93년 동기대비 증가한 수준.가격은 모두
오름세로 원자재 가격 인상을 선도했다.

특히 주석과 아연 알루미늄 니켈 연등은 재고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상승했다.

결국 수급과 시세는 상관관계가 적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투기성 자금이 원자재 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에
수급과 무관한 상승세가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연기금과 헤지펀드등이 전통적인 투자대상이었던 주식 채권 외환뿐
아니라 원자재 시장에도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다.

이로인해 위험회피 수단도 과거 금에서 여타 원자재로 확산됐고 그에
따라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가격상승을 부추겼다는 시각이다.

올들어서 국제 원자재가격은 오름세가 지속됐으나 최근 한풀 꺾였다.

비철금속을 중심으로 원자재 시장에 몰렸던 투기세력들이 이익실현을
위해 매물을 내놓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상승폭이 커 투기세력들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원자재 시장은 단기 급락 또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경기 상승국면 지속 <>기초원자재 재고수준 감소 <>주식
채권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등으로 상품시장으로의 자금유입 가능성도
높다며 상승세로의 반전을 예상하는 분위기도 강하다.

원자재 시장동향과 주식시장을 연결시켜주는 고리는 관련기업의 실적.

지난해 원자재 가격 오름세를 주도했던 비철금속이 해당업체에 미친
영향을 보면 분명해 진다.

선경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동광석 알루미나 아연광석 연광석등 4대
비철금속은 지난해 수입오퍼 가격기준으로 47.75% 상승했다.

전기동과 알루미늄의 상승폭은 각각 74.1%,75%. 비철금속과 관련된
국내 21개업체의 지난해 매출신장세는 24.4%로 제조업체 전체 평균
(19.9%)을 웃도는 수준. 그러나 수익성은 매우 처진다.

경상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29.2%,40.2%로 제조업체 전체의
95.5%,1백6.3%에 훨씬 못미친다.

비철금속 관련업체들은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판매가격을 인상,
매출액은 늘었지만 제조원가 부담이 더 커서 수익성은 떨어진 것이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인 오르게 되면 해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영업환경에는 악재가 되는 것이다.

물론 관련업체별로 희비는 엇갈리게 마련이다.

이때문에 원자재별 생산공정에 대한 이해가 뒤 따라야 한다.

비철금속의 예를 들자면 LG금속 영풍 고려아연등 제련3사는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 실적에 정의 효과가 나타난다.

전달의 LME시세에 연동해서 다음달 출고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 독과점적인 시장지위를 구축,원자재 인상을 제품가에 반영할 수
있는 풍산도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실제 전기동가격 추세와 LG금속 풍산의 경상이익은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게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 해도 신제품을 개발해 가격 경쟁력을
가진 업체라면 그만큼 부담은 줄어 들 수 있다.

이밖의 업체들은 생산원가 부담때문에 실적이 나빠지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선경경제연구소는 밝혔다.

주요 원자재별로 차이는 있지만 비철금속의 경우 3개월 가량,농산물의
경우 6-8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제품 생산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영향은 비철금속 관련업체들이 지난해 보여준 행태를 통해
어느정도 파악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대우증권은 최근 원자재 가격동향과 관련기업 수익성을
전망한 자료를 내놓았다.

이자료에 따르면 원자재 상승폭을 제품 판매단가에 전가할 수 있는
가공업체들과 제련업체들은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할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관련한 올바른 주식
투자태도로 몇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우선 원자재수요가 많을 수록 가격기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에 전체 재료에서 해당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자재 수요 업체의 생산제품에 대한 가격특성도 알아야 한다.

가격인상이 제한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라면 실적이 호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철금속의 가격 인상은 원광석<>제련<>2차가공<>최종제품단계별
해당업체의 수익성을 엇갈리게 만들기 때문에 생산공정도 이해해야
한다.

이와함께 원자재로 만든 제품의 시장지배력이나 부가가치 창출정도도
따져 봐야 한다.

<박기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