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명의" 도널드 모피트 콘솔리데이티드프라이트웨이즈의 사장겸
최고경영자(CEO)(63).

그는 정확한 경영진단과 처방으로 승진패배를 딛고 화려하게 재기한 탁월한
경영인으로 꼽힌다.

모피트사장이 33년간이나 몸바쳐 일했던 탁송회사 콘솔리데이티드를 떠난
것은 지난 90년.

당시 그는 58세였고 은퇴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였다.

그러나 콘솔리데이티드의 오브라이언회장이 모피트의 라이벌이었던 래리
스코트를 CEO자리에 앉히자 그는 사표를 던질수 밖에 없었다.

4피트짜리 슬루프를 타고 브리티시컬럼비아 해안을 항해하며 쓰라린
패배감을 달래고 있던 모피트는 무전기로 급전을 받는다.

자신을 승진에서 누락시켜 회사에서 내쫓다시피 했던 오브라이언 회장
이었다.

그는 회사로 되돌아와 달라고 "애걸"했다.

모피트는 미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의 콘솔리데이티드 본부로 날아갔다.

오브라이언 회장은 자회사인 에머리월드와이드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으며
케미컬뱅크로부터 빚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리고 3일동안이나 모피트에게 회사로 돌아와 경영을 도와달라고 애원
했다.

한달후 모피트의 숙적이었던 래리 스코트는 물러나고 모피트는 새 사장겸
CEO에 취임했다.

취임 직후 모피트는 케미컬뱅크의 어음을 막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에머리월드와이드로 눈을 돌렸다.

이회사는 9,700만달러의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었다.

모피트사장의 진단은 간단했다.

고정비용이 너무 높고 화물수송량은 너무 적다는 것이었다.

페더럴익스프레스와 유나이티드파슬 양사가 완전 장악하고 있는 소형화물및
우편배달시장에서 손을 떼고 70파운드이상의 중.대형 화물탁송에 사업을
집중해야 한다는 처방이 내려졌다.

운송량을 늘리기 위해 고객을 많이 끌어오는 세일즈맨에게 높은 보너스를
주는 성과급제도 도입했다.

원가절감 노력도 뒤따랐다.

1년반동안 에머리의 직원 2,000명을 감원했으며 터미널 공간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그결과 2억달러의 원가절감이 이뤄졌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7,700만달러로 늘었다.

이로써 모피트는 취임이후 에머리에게 2억500만달러를 벌어준 셈이 됐다.

중.대형 화물탁송시장의 점유율도 24%로 뛰었다.

에머리를 흑자로 돌려 놓은후 모피트는 "메스"를 장거리운송사업으로
옮겼다.

지난해 4,600달러의 적자를 낸 이회사의 문제는 트럭운전사노조였다.

노사협약에 따라 철도수송이 총화물의 8%이내로 제한돼 있어 탁송의
효율성을 높일수 없다는 점이었다.

모피트는 이문제 역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라는 자신의 경영무기로
해결했다.

트럭운전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철도수송비율 상한선을 28%로 확대하는
한편 노조가 없는 자회사 "콘웨이트랜스포트서비스"쪽으로 사업의 무게중심
을 옮겨갔다.

이회사는 지난 1월 200만달러이상을 벌어들여 지난해 10월이후 첫 월별
이익을 기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콘솔리데이티드의 올해 매출이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가율은 10%로 전년보다 8%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콘솔리데이티드의 주가가 모피트취임이후 2배나 올랐다.

모피트의 오랜 정적 래리 스코트는 어떻게 됐을까.

그는 다른 탁송회사인 카롤리나프라이트로 자리를 옮겼지만 신통치 못한
경영수완을 보여주고 있다.

래리 스코트 취임이후 이회사의 주가는 절반으로 떨어졌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