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세상을 살아나가노라면 때로는 그다지 회상하고 싶지 않은 지나간 과거를
돌이켜보며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점검해 보아야만 할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계절적 강세장이 연출되던 연말.연초장세가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침체로 빠져들며 1.4분기를 마감하는 현재까지도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오늘처럼 한 분기가 마감되는 날에는 그동안 시세의 흐름에
제대로 편승하고 있었는지 또는 투자하고 있는 종목의 손익상황이나
주가전망은 어떠한지등을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

매일매일의 시세흐름에 떠내려가다보면 눈앞의 주가움직임에만 현혹되기
쉽기 때문에 오늘같은 날에는 투자종목에 대해 그동안 등한시했던 영업
실적이나 사업내용등을 눈여겨 살펴볼 필요가 있고 또 차트상으로 나타난
주가의 현재 위치가 어떠한지에 대해 나름대로 판단할줄 아는 능력도
키워야할 것이다.

"투자점검의 시간을 갖는 것이 성공투자의 비결이다"라는 투자격언도
있지만 적어도 1년에 서너번쯤은 증시주변여건이라든지 증시수급상황
그리고 시세의 흐름등 조금은 거시적인 안목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시야를 좁혀가고 점검하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투자점검과정에서 반드시 검토해야할 것은 투자종목의
영업실적을 통해 수익력이 뒷받침되고 있는가.

안정성이나 성장성이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되지나 않는가 등이다.

또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든지간에 이것이 근거없는 소문에 의한
것인지 또는 영업실적에 따른 당연한 결과인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주가상승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종목은 과감히 교체매매하여
포트폴리오를 새로이 구성할 필요가 있고 "기대반 회의반"정도라면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에에도 서슴지 말아야할 것이다.

또 장세전망이 불투명하다든지 뚜렷이 부각될만한 종목이 눈에 띄지
않는다면 일정비율의 현금을 보유하며 다음 기회를 모색할 필요도 있다.

고대로마의 신화에 나오는 기회의 신 "오시리스"는 길고 긴 머리카락을
바람에 휘날리면서 우리의 결을 아주 빠르게 스쳐지나가기 때문에 이처럼
빠르게 지나쳐버리는 기회를 붙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동안의 투자를
점검해 볼줄아는 투자자세를 갖추는 것이 기본이 아닌가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