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교육보험이 4월 회사이름을 교보생명으로 교체하면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실지회복(업계 2위)를 위한 대반격에 나선다.

지난 93년부터 업계 2위를 차지한 대한생명도 이에 뒤질세라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하는등 "2위 고수"를 겨냥한 배수진을 치고 나왔다.

95사업연도(95년4~-96년3월)들어 이들 두라이벌의 각축전이 한층 가열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삼성생명과 한때 수위다툼까지 벌였던 교보에게 지난93년은 쓰라린
경험을 안겨준 해였다.

"SLOW & STEADY"의 기치아래 꾸준히 성장해온 대한생명에게 뒷덜미를
잡히면서 3위사로 밀렸기 때문이다.

이들 두회사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가는 그동안의 수치가 잘
말해주고 있다.

교보는 개인영업부문에선 지난90년이후 줄곧 대한에 밀렸으나 단체영업
쪽에서 이를 보완,2위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보험영업의 근간인 개인보험영업을 단체쪽에서 받쳐주는 식으로
2위자리가 오래갈수 없었다.

지난93년 교보는 총3조7천4백95억원의 구입보험료를 거뒀다.

대한(3조9천6백66억원)에 비해 1천1백61억원이나 뒤진 것이다.

94사업연도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져 대한은 2월말현재 3조9천5백7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기록한데 반해 교보는 3조8천9백24억원에 그쳤다.

연2년째 교보의 판정패가 확실시된다.

보유계약면이나 설계사수에서도 대한이 단연 앞서있다.

다만 총자산면에서 교보는 11조3천8백67억원으로 업계 2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같은 대한.교보의 순위바뀜은 교보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1월 발탁인사를 단행,이중효사장체제가 출범하고 10여명의
차장급 간부를 이사로 승진시켰다.

이른바 물갈이인사가 이뤄진 것이다.

이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금융전업그룹"을 만들겠다고 대외적으로 선언,
분위기 쇄신작업에 들어갔다.

추락한 대외이미지를 의식한 제스처를 취했다.

보험영업에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이사장은 영업소장 설계사 우대조치에
이어 과장급중심 경영등 내부전열을 가다듬기 위한 갖가지 사기진작책을
내놓았다.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영업일선의 사기는 크게 올랐고 교보의 변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잇달았다.

교보는 오는 4월부터 새로운 회사이름을 사용하면서 전직원에게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고 전국에 11개 단체영업지구단을 가동한다.

10개 영업총국장도 모두 교체했다.

가격파괴형 상품인 "프라이스 히트"보험도 내놓았다.

대한생명의 응전태세도 단호하다.

우선 개인보험시장에서의 우위를 계속 지켜 나간다는 생각이다.

이를위해 설계사를 올해안에 4만8천명대로 끌어올리고 연간 신계약고
10조원대를 돌파하겠다는 의욕적인 목표로 내걸고 있다.

"영업의 근간인 개인보험시장에서 두회사는 연간 3천억원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다"고 지적한 대한의 한관계자는 "이를 역전시키려면 교보의
분전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예상외의 부진을 겪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적어도 보험영업에서만은 교보의 역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애기다.

보험영업에서의 정면대결에 이어 자산운용에서의 승부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한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투자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올해말까지 1천억원을 해외유가증권투자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영국등지에 투자현지법인을 세우고 올해중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동남아지역 투자거점을 설치,세계화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반면 교보는 증권업 진출에 이어 은행 종금등 타금융업 진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른바 "금융전업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보험사에서 자산운용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보험사의 성패는 보험영업을 통해 보험료를 얼마나 더많이
거두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이들회사의 95년 대회전은 양쪽 회사
뿐만 아니라 국내생보시장 전체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관계자는 보고있다.

<송재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1일자).